86% 시장에 도전하라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17
비제이 마하잔.카미니 방가 지음, 이주형 엮음 / 럭스미디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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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체제의 종식에 따라 시장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저개발국가에 대한 투자가 봇물을 이루어 왔다. 돈은 없지만 인구가 많은 국가, 특히 중국과 인도, 브라질 및 러시아의 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서구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의 시장을 쫓아 선진국 간에만 이동하던 자본 및 기술이 이제 미래의 성장시장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이들 지역에 진출하면서 이제 투자대상국들이 투자의 질을 고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데, 투자기업들은 이들 지역에서 확고하게 기반을 잡고 기대한 만큼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몇몇 조사에 따르면, 중국 및 라틴아메리카에서 최고로 인지되는 브랜드들 가운데에는 글로벌 브랜드가 별로 없다고 한다. 이들 시장에 대한 접근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좋게 보자면,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현지에 적응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신흥시장을 ‘어떻게’ 인식하고 접근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들은 먼저 신흥시장의 특성을 분석하고, 지구촌 경제의 미래가 이들 시장에 달려 있다고 설파한다. 일인당 국민소득 10,000달러를 기준으로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구분할 경우, 세계 인구의 86퍼센트가 신흥시장에, 14퍼센트가 선진시장에 거주한다. 선진시장은 인구 감소 및 고령화 현상과 더불어 성장이 정체된 반면, 신흥시장은 인구가 증가하고 젊은 층 인구가 많으며 성장하는 경제이다. 따라서 인구수 및 시장의 활력이 이익 규모를 결정하고, 신흥시장이 지구촌 경제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14퍼센트의 선진시장과 86퍼센트 신흥시장의 차이점이 무엇이고, 86퍼센트의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수십 가지의 사례를 통해 기술한다. 예컨대,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하루에 몇 시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서 전자제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 여성이 얼굴을 외부에 드러내지 못하는 이슬람 사회에서 어떻게 보석을 판매할 것인가? 이자수입의 획득이 율법으로 금지된 지역에서 어떤 금융상품을 어떻게 팔 것인가?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세탁세제 및 면도기를 어떻게 팔 것인가? 저자들은 문제만 올바로 파악하면 해법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14퍼센트 경제권에서 통용되는 사업모델을 86퍼센트 경제권에 그대로 적용하려하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통해 86퍼센트 시장의 욕구를 찾아내고 올바른 해법을 개발하는 9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사례를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하므로 이야기책을 읽듯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국적인 문화와 관습 및 에티켓을 파악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는 사례들도 흥미롭다. 그리고 일찍부터 이들 86퍼센트 국가로 진출하여 성가를 올리는 국내 기업들의 활약상을 만나는 기쁨도 크다. 이미 86퍼센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 및 사업가, 가까운 장래에 이들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려는 야심가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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