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웨이 -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만든 10년의 도전
이기문 지음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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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나도 그 유명한 크래프톤은 안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어 세계로 뻗어나가 모바일 게임 누적 가입자수 10억 명, PC 타이틀 7천만 장 판매라는 신화를 기록한MMORPG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크래프톤. 항상 궁금했었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일했길래 이런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이 책은 크래프톤(전 블루홀 스튜디오)의 공동창업자 6인이 모여 회사를 세우고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하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중간 인터뷰 형식의 글도, 장병규 씨의 경영 관련 메시지도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에서 나온 게임개발 팀장 3명이 자신을 따를 팀원들을 데리고 나온 것부터 게임과 전혀 관련 없었던 사람을 설득해 공동창업을 이룬 것도, 엔씨소프트라는 거대 기업의 압박을 결국에는 이겨낸 것도, 그렇게 엄청난 성과를 이룬 과정이 정말 생생하게 적혀 있다. 공동창업자 6인이 모이고 직원을 모으고 동고동락하며 결국에는 해낸 과정들을 보면 정말 영화를 이렇게 써도 현실성 없다고 욕먹을 정도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회사의 비전과 기업 모토에 관한 이야기였다. 창업자는 'MMORPG의 명가'라는 큰 비전을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한 세부 비전 및 목표를 제시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사의 부속품처럼 취급받지 않도록(기성 기업들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했다고 한다) 개발과 경영을 완전히 분리할 것, 구성원들 간 수평적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 일단은 동료를 신뢰할 것 등의 목표들. 간단해 보이지만 아예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상황에서 이런 새로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기는 쉽지 않다. 창업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이 아닌 비전에 헌신할 사람을 모을 것'을 중시했는데,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이런 비전을 가진 사람과 이런 기업관을 가진 사람이 성공을 안하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 문외한인데도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와 회사 메일 열람 등 방대한 자료수집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라운드 제로, 플레이어 입장, 튜토리얼 등 게임을 연상시키는 용어들로 각 장 제목을 정한 점도 흥미로웠다. 내용이 꽤 방대하지만 가독성이 좋아 후루룩 읽어내려갈 수 있다. 종이의 질감을 굉장히 중시하는데(질감이 나쁜 종이는 내용이 좋아도 읽기가 싫다), 종이 질감이 정말 좋아 자꾸 만지고 보고 넘기게 되는 책이다! 김영사의 모든 책들이 이 종이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

게임을 잘 모르더라도 그냥 그쪽 세계가 궁금했다면, 한국 기업이 어떻게 그렇게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면, 성공한 기업의 경영철학을 참고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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