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게리 - 건축을 넘어서 현대 예술의 거장
폴 골드버거 지음, 강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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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기는 다큐멘터리적 장르다. 하지만 훌륭한 전기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위대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삶과 철학이 알고 싶다면 이 책부터 읽자. 미국 건축비평가인 폴 골드버거는 뉴욕타임스 기자 시절에 인연을 맺고 수십 년 넘게 교류하면서 게리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왜 프랭크 게리를 읽어야 하는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건축물,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이전까지 세상에 없던 건축 형태를 구상한다는 것 자체로도 비교불가능한 천재성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건축은 그림과 아예 다르다. 미학적인 창작물에서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물리학적 구조물이 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공학이 필수적이다. 건축은 예술적 상상력에 물리학적 그리고 공학적 완전성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프랭크 게리는 건축 설계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을 시도한 선구자로서 건축적 구상의 한계를 극복했다. 건축적 혁신은 예술적 상상력 차원뿐만 아니라 테크놀로지의 혁신도 포함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프랭크 게리는 1929년에 태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넘치는 소년으로 자라난 게리는 토론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축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프랭크 게리는 USC에 다니면서 개릿 에크보 교수의 영향으로 진보주의적 성향의 학생들과 건축과 사회적 책임의 연결 고리를 강조하는 모임도 결성하고 운영한다. 게리에게 건축과 도시계획이란 사회적 혁신과 무관한 것이 아니었다.

게리는 졸업 이후 생기있는 건축가로서 라우즈 컴퍼니의 CEO가 게리에게 당신 인생의 사명은 따로 있는데 왜 상업 부동산 개발사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냐고 하면서 당신이 잘하는 일을 하라는 말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결단은 내린다. 예술적으로 실패하는 것보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성공하는 것을 더 두려워한 게리는 사무실을 감축하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게 되고 그 결과 그 유명한 물고기 형태의 오브제가 탄생한다. 그리고 여러 시도를 거쳐 결국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성공시킨다. 이후 빌바오 구겐하임은 수십 년 동안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정도로 대성공을 하게 되었고, 세계적인 아방가드르 영역에 자리매김하게 된다.

결국 위대한 작품은 그 작품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게 하는 내재적 힘을 지녔듯이, 이 책은 게리의 현재적 삶을 내 삶에 투영할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빌바오 구겐하임, 로스앤젤레스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파리 루이뷔통 재단 건물 등 게리의 대표 건축 설계의 탄생 배경을 사진, 도판과 함께 담겨 있어서 소장가치를 더한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건축물은 즉흥적 충동의 산물이 아니라 사전에 모든 세부 사항을 확실히 점검한 결과물로,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건축 가능한 디자인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실제 건축물이 되려면 상상한 것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어야 하므로 건축에 있어 창의적 상상력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 P21

"에크보는 사회 변화를 이끄는 동인으로서 조경 디자인이 지니는 가능성을 평생 주창했다. 이러한 헌신은 특히 게리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겼고, 게리는 나중에 USC에서 에크보의 조교가 된다." - P128

"사실 게리의 건축물은 제멋대로도 아니고 무작위적이지도 않다. 게리는 무질서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기를 좋아했는데, 그 방법은 질서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게리는 절대 그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게리의 근본적인 관심사는 새로운 질서를 탐색하는 것이었고, 진정으로 무질서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편안함을 불어넣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 P540

"게리가 만든 형태의 강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게리의 건축물은 그만의 이야기를 초월한다. 여느 위대한 예술가, 작곡가, 작가, 영화감독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모든 예술 작품은 창작자 개인의 삶에서 비롯되지만, 위대한 예술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내면으로 들어가 작품의 경험을 나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내재적 힘을 지닌다. 게리의 건축물은 프랭크 게리의 삶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삶과 감정을 드러낸다." - P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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