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들의 반란
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안경미 그림, 김목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끼들의 반란』

글. 아리엘 도르프만

그림. 안경미

옮김. 김목인

미디어창비

The Rabbits' Rebellion (1990년)

"토끼들은 존재해요.

토끼들이 존재한다는 건 모두가 안다고요."

 

 

 

토끼들을 몰아내고 왕국을 차지한 늑대 왕.

모든 책을 검열하고,

몰아낸 대상을 입에 올리지도 못하게 하고,

감시자를 전역에 배치하고,

방송국 수를 늘려가며

철저하게 자신의 위상과 권력유지를 위해

잔인한 독재자의 모습.

늑대들이 나라를 침략했지만

원숭이 소녀는 기억한다.

초록색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토끼들의 노랫소리를.

늑대들의 왕은 일상에서 토끼들이 삭제되기를 원했다.

그저 자신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믿게 하고 싶었다.

자신의 사진을 모든이의 집 벽에 붙일 수 있도록,

그리고 가정에서도 그 사진의 왕,

자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어댄다.

희안한 일이다.

사진을 찍으면 찍을 수록

존재를 드러내는 토끼들,

더욱 명확해진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지만

계속 하다보면 계란이 바위를 덮지 않겠나?‘는 말이 있듯

독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을

작지만 강한 토끼들을 통해 보여주는 우화

『토끼들의 반란』

 

언급을 안할 수 없는 삽화.

안경미 작가 판화그림이 굉장히 돋보인다.

예술가는 다르긴 하다.

저기, 왕 늑대 털의 표현이 손에 잡히듯 보이니 말이다.

 

번역에는 싱어송라이터 김목인.

타들고 가만가만 부르는 그의 노래를 듣다보면

이야기가 가슴에 가 콕 박힌다.

공연을 갔었는데 <한결같은 사람>을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던 젊었던 '나'가 기억에서 함께 한다.

                                                                    

내가 사는 이 땅이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밝았으면 하는 마음은 다 통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시기별로 여러 복잡스런 이유를 가슴에 품고 거리에 서는지도.

지난 2016년 겨울,,

아이 손을 잡고 촛불을 들고 만삭의 배를 쥐며

수없이 광화문에 나섰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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