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가니 서평


20101020 이수경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대표적인 한국 여류 작가 공지영은 주로 불합리한 현실을 폭로하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의 고뇌를 그린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여성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공지영의 소설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도가니」역시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의 대립과 그들을 둘러싼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 쓴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밝고 긍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기보다는 슬프고 어두운 내용이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다.

「도가니」는 완전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공지영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했던 소설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던 소설이다. 「도가니」는 폭력과 성폭행으로 고통 받고 있던 청각 장애 아동들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무진시로, 이야기는 주인공 강인호가 서울에서 안개가 가득한 무진시로 내려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강인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머지 가족을 서울에 두고 홀로 무진시에 내려와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설립된 자애 학원에서 선생님으로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무진시에 내려와서 자애 학원을 마주 한 첫 날부터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낀다. 학교 안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 교실에 들어와 울고 있는 학생들, 학교 발전 기금이라는 명목 하에 주인공으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교장 선생님과 거친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행정실장, 이유도 모른 채 맞고 있는 학생들. 상식적으로 이해 가지 않는 상황들을 보며 주인공 강인호와 인권 운동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서유진을 중심으로 진실을 파헤치려는 무리들이 자애 학원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청각 장애 아동들이 폭력과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교육청에 고발하지만 학연, 혈연, 교회 등 연줄이 있는 그들은 자신들의 부와 명예, 지위를 위해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성폭행 아동들을 나몰라라 한다. 그들에 대한 분노와 폭행 아동들에 대한 연민을 느낀 강인호와 서유진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청각 장애 아동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한다.

「도가니」는 이렇게 권력층이 사회적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 폭로하고, 그에 대한 처벌이 불충분하고 부당함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현실과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이 때 무진시가 안개로 덮여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가는 끊임없이 안개 얘기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안개는 단순히 무진시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안개로 인해 한 치 앞도 잘 볼 수 없는 것처럼 권력과 돈이라는 안개 앞에서 진실이 왜곡되고 은폐되는 현실을 비유한 것이다. 이는 나중에 청각 장애 아동들과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 작가가 무진시 답지 않은 안개가 걷힌 날씨를 배경으로 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안개를 단순히 날씨의 개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도가니」역시 공지영의 소설 전반에서 볼 수 있듯이 차분하고 담담한 문체로 소설을 전개시킨다. 그러나 늘어지는 차분함이 아니라 빠른 전개를 이끄는 차분함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소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배경을 그림 그리듯이 설명하고 있다.

소설은 현실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것이 현실에서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이든 아니든 말이다. 대부분의 소설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바탕으로 하고,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만들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통해서 새로운 현실, 알고 있던 현실의 새로운 측면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도가니」또한 현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해주는 소설이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허구성은 가지고 있겠지만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사실성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도가니」는 알지 못했던 현실의 부조리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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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기술 - 완벽한 그녀에게 없는 딱 한 가지
김희정 지음 / 시공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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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대학교 1학년생이다.

사람들과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간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하는 편이기 때문에

제목과 리뷰등을 보고 구입한 책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절반정도 읽고 덮어버렸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런식으로 서술해 놓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 있는가 ,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내용의 책인 줄 알고 샀던 것이다.

목차를 꼼꼼히 살피지 않은 나의 잘못도 있으나 여튼 실망이 컸다

읽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 졌고 결국엔 덮고야 말아버렸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타산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것만 같아서 실망했던 것이다.

이 책의 구절에는 '인맥에 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인맥을 이용하는 것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나는 절대 인맥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인맥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인맥과 의미가 상통한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이 책의 생각에 반대하는 것이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사람을 이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은

진정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진정으로 사귄 사람을 통한 자기 발전과 자기 계발은 긍정적이지만

나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의 순위를 매겨서 그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그런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이 정말로 관계의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게 맞기나 할까?

이 책을 읽고 그대로 실천한다면 우리 나라에서 인정을 느끼며 살게 될 사람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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