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 이영미 옮김, NHK '프로페셔널-프로의 방식' / 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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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과]

 

눈물 나게 맛있는 사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온몸의 세포가 환호하는 사과, 심까지 먹어 버리게 되는, 썩지 않는 기적의 사과!

 

...

 

오호라, 수많은 광고가 난무하는 세상에, 이렇게 또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거짓말 가득한 광고란..??

응?? 그러고보니 사과 광고는 아니고, 분명 책 겉표지에 적혀 있는 글인데.. 이 책을 읽으면 사과에 푹 빠지게 되나?

 

보통 크기보다 약간 작아 보이는 붉은색 선명한 사과 3개가 겹겹이 쌓여 있는 겉표지.

표지를 넘기자 마자 보이는 책 속의 주인공 '기무라' 씨의 얼굴이 보인다. 아무런 때묻지 않은 소박하며 그저 행복해 보이는 시골 할아버지의 모습..  너무나 꾸미지 않은 미소에 나도 살짝 입꼬리를 올려 보이며 한글자씩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농약.

 

이것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채소/과일이 얼마나 될까? 첨단과학을 이용한 유전자변형 - 씨없는 수박이니, 네모난 메론이니, 감자와 토마토가 같이 열리는 포마토니 등등, 새로운 생명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농약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충들이 바글바글하게 늘어서 알이 굵고 속이 꽉찬 싱싱한 과일을 얻기란 무척 힘들기에.

 

하지만 여기, 더구나 사과처럼 예민한 과일을 농약 없이 키워보려는 무대뽀 아저씨가 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 하나 생기면 뭐든지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 봐야 속이 풀리는 이 아저씨가, 이번에는 사과를 키워보겠단다. 그것도 농약 하나 없이! 어허.. 농약을 뿌리지 않았다고 하면 당연히 세상 사람들은 좋아하겠지! 농약을 먹고 목숨을 끊을만큼 그 독성이 무서움을 알기에.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무농약으로 재배를 쉽게 할 수 있다면, 농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지금껏 뭐하러 농약을 샀겠는가?

 

하지만 그처럼 쉽지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재료들을 바닥에 뿌려도 보고 농약을 치는 횟수를 달리하여도 보고, 도저히 그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하소연도 하고, 다른 방법을 찾느라 새벽에 일어나서 골똘히 생각도 하고, 일일이 걸어다니면서 나무를 하나하나 만지며 사랑한다고.. 제발 사과 좀 만들어 보라고 애원도 해보고.. 그렇게 힘든 여정이 무려 10여년이나 계속된다.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인가! 드디어 그가, 드디어 그가! 성공을 한다.. 그리고 지금은 .. 두말할 것 없이 그는 매일 웃으며 지낸다.

 

언젠가 전공서적을 샀는데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를 줄여주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

컴퓨터를 전공하기에,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막노동이라면 맞을까?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는 것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이 책에서는 저자분이 아주 친절히 설명을 해 주어서, 쓸데 없이 겪을 필요가 없는 실수는 줄여주도록 해 준다. 덕분에 쉽게 배우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떠 올랐다. 과연.. 이 시행착오들이 하나도 필요가 없는 것일까. 비록 돌아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시행착오를 겪어야 나중에 다시는 그런 실수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정답은 모르겠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적어도 세상에 나쁜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패도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또 게중에 성공도 해보고, 너무 쉽게 원하던 바를 이루기보다는 조금은 옆으로 새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기무라 씨가 자살마저 생각할 만큼 실패를 많이 거듭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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