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임꺽정이 나가신다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일단 임꺽정 관련한 책인 것은 알겠는데 뭔 뜻인지 원.. 아직 한글이 많이 모자란가보다. 제목이 확 와닿지 않는 걸 보면..!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느낀 점이라면.. 아니, 내가 가진 질문이란, 도대체 이 작가분이 책을 왜 썼을까? 였다.

 

투덜투덜.. 내가 왜 임꺽정 책을 왜 읽어야 되는지 투덜투덜.. 두번 읽고 투덜투덜.. 이걸 강의로 또 왜.. 투덜 투덜..

이렇게 투덜투덜 할 것이면 도대체! 책마저 억지로 썼을 거 아닌가. 그래가지고서야 책 내용이 과연 내가 읽어서 도움이 되는 걸까, 아니면 그저 투덜투덜하는 작가분의 하소연만 담긴 책을 고스란히 읽어야 하는 걸까.. ! 다행히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우리 작가분이, 아주 신나는 분이란 걸! 아주 유쾌한 분이란 걸! 말투가 원래 그런가보다. 적어도 책에서는 !!

 

재미난 말투. 평론가라 그런지 마치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고 있는 면접생에게 질문을 퍼붓고 따지는 무서운 면접관 같은 느낌이랄까. 임꺽정 전권을 신랄하게 뜯어보고 있다. 그리고 그분의 말투 덕분에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른다. 중간중간 '꼬뮤니티', '맑스', '꼬뮌적' 등의 이상한 발음과 연구실에서 부른다는 '독거노인' 등의 용어.. 좋은 웃음 포인트였다. 그래도 무엇보다 웃긴건, '꺽정이'라는 이름의 유래였다!! 외할머니께서, 꺽정이가 하도 걱정거리를 많이 안겨줘서 '아이구 걱정아, 걱정아' 하다가 임꺽정이 되어버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너무 재밌어서 배꼽 뒤집어질 뻔했다.

 

책을 살짝 뜯어보자면..

 

쉽게 보아 임꺽정 시대의 이야기와 현실 세계를 비교 및 대조하고 있다. 그 시절엔 공부가 어떘고 우정/사랑이 어땠는데 요즘엔 이러이러하다.. 등등. 그리고 사회적 관습에 따른 제약과 그 속에서의 삶의 애환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하기까지..

 

언젠가 우리 집 TV 채널은 특정 시간만 되면 꺽정이를 본다고 바빴는데.. 그만큼 재미가 있었고 커다란 덩치의 꺽정이가 너무 좋았다. 그의 실제 모습은 어떠했을까! 무시무시한 수염이 커다란 덩치.. 아마 호랑이를 보는 것만큼, 내가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할 무서운 인상을 지녔을까? 아니면 바보같지만 우직하고, 그저 따뜻하게 인자하게 보이는 덩치 큰 아저씨였을까.. 지금이야 증고조 할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많은 분이 되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TV에서 재방영을 한다면 임꺽정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더불어 유쾌, 통쾌한 작가님의 강의를 한번 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글을 마친다.. 언젠가 한번은 기회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