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삶 - 간절히 원하는 그 모습으로 살아라
강헌구 지음 / 쌤앤파커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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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책 한 권이 있다. 언제나 1등을 하는 친구가 책을 한권 찾으러 간다길래 같이 도서관을 향했고, 그 친구가 찾는 동안 그냥 눈으로 책 이름이나 한번씩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왠지 모를 힘에 이끌려 빌리게 된 책.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1편..!

 

태어나서 내가 스스로 본 책이라곤 60편으로 된 만화 삼국지 달랑 하나 뿐. 나머지는 모두 교과서에 참고서에 공부도 하지 않은 문제집들만 한가득 방을 채우고 있었다. 사놓은 역사 책이나 위인전은 가끔 가끔 보는 척은 했지만 그저 글자만 읽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2003년. 나이 20에 대학을 입학하고, 한학기 동안 실컷 놀다가 2학기 시작할 때즈음 만나게 된 책. 그리고 그 한권으로 인해, 나는 독서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중고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학교에 간이 도서관에 있었다. 적은 양들의 책인데, 친구가 가면 그냥 따라갔다가 '여긴 내가 올 곳은 아니군' 이라며 돌아서기를 수시로 했다. 도대체 왜 책을 읽는 걸까. 왜 억지로 독후감을 쓰라는 걸까. 무슨 마음의 양식... 억지로 독후감을 쓰게 한 책은 읽어도 읽어도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도 나에게는 그런 책들이 별로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아> 책부터는 달랐다. 간간히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아버지의 입장에 되어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특히 '비전'이란 단어를 알려줄 때는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서 과제고 뭐고 다 잊고 책만 보았다. 단숨에 2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은 것이다.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스스로!

 

이후로 '자기계발서'라는 책은 모조리 읽고싶었기에 도서관 구석구석을 다니며 무슨 책이 있는지 일일이 찾아다녔고, 마음에 드는 책들은 즉각 수첩에 메모해뒀다가 시간이 될때 읽었으며 서점에만 가면 눈이 팔려서 1시간 가량은 나오질 못했다. 책상에 꽂혀있는 책들만 봐도 배가 부르고 책 제목들만 봐도 레스토랑 특급 반찬 못지 않은 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적어 놓은 책이 600여권. 게중에 지금껏 400여권을 읽어버렸다. 두번, 세번 보고 싶은 책도 수없이 많았지만, 한번 읽고 나면 다음 책이 꼬리를 치며 나를 유혹했기에 어쩔 수 없이 발췌만 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갔다. 진심으로 '강헌구' 작가분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슴 뛰는 삶>

제목을 보고 반추해보았다. 나는 언제 가슴이 뛰었더라?

왠지 모르게 잘친 것 같은 토익 시험의 점수를 확인하기 직전...

정말 내가 사고 싶었던 물건이 택배 아저씨의 손에 들려 엘리베이터로 올라오는 그 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

그리고... 새 책을 바라보는 그 순간.

 

단숨에 책을 돌파해버렸고 수많은 메시지들을 발췌하느라 무려 A4 용지 8장을 가득 채웠다.

 

대한민국 입시. 완전 동일한 제품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한국의 학생들은 모두 잘 해야 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등등. 모든 과목에서 동일한 지식을 가져야만 대학이라는 높은 언덕을 오를 수 있다. 선택과목의 비중이 있다고 해도 이미 고등학교 및 입시학원은 공장과 다름 없다. 국어를 잘하는데 수학을 못하면 수학을 메꾸어야 하고, 과학을 못하는데 사회만 잘한다면 과학을 메꾸어야 하고 등. 모든 부분에서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부족한 부분의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책에서 소개한 오리/다람쥐/토끼 이야기.

수영을 잘하는 오리. 나무를 잘 타는 다람쥐. 그리고 잘 뛰는 토끼.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천재적인 능력을 더욱 키우기보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오리는 잘 뛰기 위해 노력하고 다람쥐는 수영을, 토끼는 나무를... 그러다보니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능력마저 서서히 잃게 된다. 완전 우리 사회와 똑같다. 전혀 다르지 않다. 한 가지만 완전히 잘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다 잘해야 인기가 많다. 비록 팔방미인의 시대는 갔다고 하더라도, 아직도 많은 곳에서는 다양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더 좋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마저도 서서히 의미를 잃어 이제는 안정을 찾는다. 취업을 멀리 두지 않은 대학생으로서, 선배들이나 친구, 혹은 지인들의 말을 빌려보면 이미 공무원 준비를 하거나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않고 안정을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만큼 사회가 불안정하고 경제도 힘들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이것이 결코 정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가지고 있는 능력. 잘하는 능력. 사람마다 다 생김새가 다르듯, 사람마다 잘 하는 분야도 다르게 마련이다. 정말 그 일을 하고 싶다면. 눈도 하나 깜빡하지 않고 주변의 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이리저리 어영부영 우유부단하게 남들 다 하니까 따라가는 기차놀이가 아닌, 자신이 정말 원하고 진정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한다면 일단 '행복' 하나는 따고 가는 게 아닐까.

 

책 중간부에 있던 스님의 이야기. 물 속에 머리를 넣고 있을때. 그리고 누군가 머리를 누르고 있다면 당사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 산소다. 그에게는 수만톤의 다이아몬드도, 수천명의 비서도, 수천만원짜리의 차도 필요없다. 그저 산소 하나만 있으면 그에겐 족하다. 이 정도로 강렬하게 원한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비전'.

 비록 주변에서는 안 된다고 혀를 차며 포기하라고 충고를 할지라도, 성공을 거두고 나면 흐뭇하게 미소만 지으면 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것저것 봐 가면서 뒤꽁무니를 쫓아갈 것이 아니라 좌충우돌 무엇이든 해 보아야 할 기회가 있으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난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무슨 낙으로 삶을 살아가나... 라는 질문을 하는 분이 있다면, 빨간 펜으로 밑줄까지 그어 가며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크 빅터 한센, 잭 캔필드, 브라이언 트레이시 같은 사람들의 강의... 정말 훌륭하고 훌륭하지만, 한국에 그와 버금가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옆에서는 비웃을지라도 수년 안에 최고의 책으로 기필코 그들보다 더 바쁘고 더 멋진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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