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ssing of the Rainbow - 무지개 원리 영문판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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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당신은 자기계발서에 열광하는가.
A) ... 재미있으니까??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한 분의 설문조사에 응하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이었는데, 자기계발서 관련한 질문 몇 가지였다. 도대체 왜 당신은 자기계발서에 열광하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왜? 왜 그렇지? 왜... 나를 일깨워주니까? 채찍질 같아서? 글들이 좋아서? 읽기가 편해서? 이렇게라도 해야 뭔가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글쎄. 나는 그냥. 재미있어서 본다. 조금 더 도움이 된다면야, '희망'을 말하기 때문에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안 그런 책들도 간혹 있지만!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보면,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는 부분을 발췌하기 위해 수첩에 일일이 적었었다. 그러다 보니 적는 양도 너무너무 많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고식지계로 그 페이지를 접기 시작했다. 어떤 책은 양이 적지만, 또 어떤 책은 접힌 양만 너무 많아서 책 두께가 훨씬 두꺼워지는 불상사에, 도서관이라는 특징 덕분에 다음 사람이 책을 볼때 구겨진 흔적이 있으면 아무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리고 책도 단명할 것 같아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잇! 마음에 드는 페이지, 그리고 그 구절 맨 시작위치 옆에 포스트잇을 살짝 붙여놓으면, 나중에 떼서 다시 쓰기도 좋고 발췌할때에도 그만이다. 책도 읽은 책인지 새 책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한달 정도 전일까? 무지개 원리 한글판을 읽었다. 그리고 포스트잇으로 책을 도배해버렸다. 정말 나에게 와닿는 이야기며 메시지도 많았고 두고두고 볼 문장들도 수없이 많았기에. 하지만 어떤 연유로 인해서 발췌를 하지 못하고 책을 반납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다시 무지개 원리를 접하게 되었다. 영문판이라 살짝 긴장을 했지만, 다행스럽게 비슷한 양의 포스트잇이 책에 붙어 있는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1부터 7까지 있는 무지개 원리들. 모두 주옥같지만, 나에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부분이 가장 좋았다. 아무 효과가 없다고 할지라도 그저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살면 세상사 걱정 하나 없이 마음 편하게 살진데, 긍정적으로 살면 인생이 배로 즐거워지고 하는 일도 배로 잘 된다고 하니 그러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랴. 그 어떤 실패도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 무너진 하늘 사이사이로 솟아날 구멍을 찾는, 어떤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면을 찾는. 특히 소크라테스와 그의 아내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악처라 불리던 그의 아내와 어떻게 사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 소크라테스가 대답하기를, 그의 아내와 사는 것을 견뎌내면 이 세상 그 누가 두려우랴. 이 얼마나 웃기면서도 멋진 원리인가? 심지어는 아내의 심한 잔소리 후에 쏟아지는 물세례를 받고도 그는 "A storm always follow thunder" 라는 말을 하며 유머러스하게 넘어갔다.


요즘 살아가다 보면, 아무래도 '현실'이라는 벽을 실감하는 것인지.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과 같이 되어가는 것을 가끔 느끼곤 한다. 이상을 좇아야지, 그리고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지 하면서도, 남들과 똑같이 어떤 시험이나 자격증 준비를 하고 취업을 위해 무언가를, 자기가 굳이 원하지 않는 일이지만 돈이 된다면 해보려는.. 일종의 도전이 아닌 쫓기는 모양으로 말이다. 게다가 약간의 위험이라도 있으면. 내 과거에 비추어 볼때 이렇게 했을 때는 저렇게 되더라 라는 경험에 의해 지금까지도 어떤 일을 하지 못하는 두려움. 이런게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 책에서 말해주듯, 어릴때부터 길들여온, 지금은 작은 밧줄 하나로도 자신의 몸이 그 밧줄을 벗어날 수 없다고 느끼는 거대한 코끼리, 그리고 수족관 중간에 유리를 하나 설치해놓으면 처음에는 그 유리를 통과하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안되는 걸 깨닫고는 유리를 치운 후에도 유리가 있던 장소까지만 가다가 되돌아오는. 결국 우리네 인생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한걸음만. 딱 한걸음만 더 나가보면 완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지도 모르는데, 그 한걸음이 그토록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몇일 전에 친구들과 '쿵푸팬더'라는 영화를 보았다. 화려한 그래픽은 물론 수많은 메시지들을 담고 있는 사랑스러운 영화에 반해서 친구네 집으로 가는 내내 그 영화 멋지지 않더냐고 물어봤던 바, 친구들 왈 : 그런 만화에 무슨 그리도 큰 의미를 담냐?...


심히 부끄러울 뻔 했지만!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개가 으르렁 거리고 짖는 것을 보아도 아! 하고 깨닫는게 있으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값진것 아니겠는가. "If you don't try, you never know" 쿵푸팬더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가 대개 무엇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을 하고는, 그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없잖아 있지만, 막상 해 보면 결과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다. 사랑 고백을 하기 전에는 저사람 마음이 도저히 어떨지 감을 못잡겠거나 혹은 거절당할 게 뻔하다고 느끼면서도, 막상 고백해보니 상대방도 자신을 좋아하더라! 라는 꿈같은 얘기도 가끔 나오는 거 보면. 결국 알 수 없는 결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도전이란 걸 해볼 수 있는 거고 또한 재미난 삶을 살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친구야. 책은 고개만 끄덕이라고 읽는 게 아니야..

 

인터넷에서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 수많은 책을 보고 아하! 하고 깨닫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지만, 막상 삶으로 돌아왔을 때는 새하얗게 책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까먹어버린다면 그저 한때 즐거운 만화책 한권 본 것과 다를 게 없으리. 비록 영문판이지만, 컴퓨터에 발췌를 해놓고 필요한 부분은 미흡한 실력으로 해석을 달아놓고 까먹을 만 하면 보고 또 보며 내 삶에 적용을 시켜야되겠다. 책에서도 소개했듯이 100번씩 책을 읽으면서 눈으로, 머리로가 아닌 몸으로 느끼게 말이다.


어찌 보면 나의 지독한 단점 중 하나인 '끈기부족'을 해소시켜준 게 책이다. 2~3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도..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을 법 한데도 계속 읽다 보니 결국 책을 한권 다 읽게 되고. 그렇게 한권 두권 모여서 많은 권수의 책을 보았지만. 영어로 제대로 본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중간중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있을지언정 앞서 말했듯 이 정도 포스트잇 정도면 나로서는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As alwa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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