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스 푸디카 창비시선 410
박연준 지음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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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 발랄하고 장난끼많은 소녀가 시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와 동시에 부드러운 글자속에 숨겨진 뜻들은 

밑이 안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서늘함이 느껴진다.

여태까지 그녀의 시들은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베누스 푸디카는 화산의 끓어오르는 용암처럼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표출하면서 자신도 언젠가는 폭발할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을 주며 조용히 내면속으로 그 열기를 삼키는 것만 같다.


베누스 푸디카는 헐벗은 비너스가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손으로 가린 비너스를 뜻하는데 

이는 정숙한 비너스를 뜻하는 말로써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이데올로기를 알 수 있게끔 한다고 한다.

남성은 이러한 작태여도 사회적인 압박과 억압이 덜하지만 

여성들에게는 부끄러움을 강요하며 옷을 입히고 힐난히기 때문이다.

박연준 시인은 여자로서,사람으로서 사회적인 억압에 저항하는 한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롯이 나만의 생각으로 도달한 것이 아니다.

실제론 부끄럽진 않지만 언어적 퍼즐을 맞추기 위해 ,

부끄럽지만 나는 반복하여 계속 시를 읽어봐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내 기준에선 베누스 푸디카가 난해하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책의 진정한 목적이 실현되는거라고 생각하지만

시는 별개라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여 왈가왈부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시란 시인이 혼자 뛰노는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낙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타인의 이해를 바라는 시인은 낙원을 활용함에 있어서 조금 더 친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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