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맛 철학
정수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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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심오해서 왠지 골치 아프고 딱딱해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듯한데요.

열일곱의 맛철학은 저자가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라 그런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잘 맞춰 쓰여진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집이랍니다.

제목에 맛철학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듯이 음식과 관련된 철학적인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울 아이도 고딩이라 그런지 제목에 눈길이 먼저 가더라구요.

 

 

 

 

 

 

 

 

 

열일곱의 맛철학은 먹는 게 제일 좋은 소년 ‘풍미’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는 형식으로 쓴 글이라 

그 형식이 신선하고 독특했는데요.

‘풍미’ 란 음식의 고상한 맛.멋지고 아름다운 사람 됨됨이라는 뜻을 지녔으니

책의 화자인 ‘풍미’ 이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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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되어 글쓰기 동아리에 입문한 풍미가 자신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길거리,편의점,집밥,외식 및 배달 음식,번외 편으로 나누어 각 음식에 대한 생각들을 들려주는데요.

누구나 평생동안 무얼 먹을까 고민하고,

특히, 먹성이 좋을 때인 청소년들에게 먹거리는 엄청 큰 역할을 하는 존재인지라

저자는 먹거리를 쉽게 소비되어 없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학생들이 아무 때나 편리하게 이용하는 편의점~

편의점이 없어진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에 고딩들이 재미있는 답,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답을 읽으며

 같은 재료라도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는 김치처럼 

같은 교복을 입고도 개성을 뽐내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어요.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나를 아무도 모를거라는 생각에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나가는 공간이었던 블로그~

시간이 지나면서 블로그를 통해 나를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 처음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들도 하나둘 내 블로그를 알게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시간이 있었듯이

풍미도 그런 과정이 거치게 되는데요.

자신의 글을 읽고 누군가가 단 댓글로 인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을 것 같아 부끄러웠던 풍미는

매운 떡볶이 엽떡을 먹으며 답답하고 꺼림직한 마음을 해소하려고 했는데,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글을 쓴다는 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가,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떠오르며

부끄러워하는 일도 때때로 필요한 것이라고 부끄러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풍미가 느끼는 감정을 나도 겪었었기에 무척 공감이 되더라구요. 

 

 

 

 

 

 

알을 깨는 순간은 흔히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으로,깨달음을 얻는 시간으로 많이 이야기 되기도 하는데,

누가 깨 주든,스스로 깨든 안과 바깥 세상과의 만남을 위해서는 껍데기를 깨야하는 달걀의 운명..

<쉼 샘의 한 스푼!> 코너를 통해 선생님이 직접 달아준 코멘트는

풍미가 쓴 글의 깊이를 더해주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쉼 샘이 들려주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속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는

학창시절 일기장 속에 적어 고이 간직하던 글귀라 반가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시절엔 친구들도 일기장에 명언 하나 둘 쯤은 다들 적어두던 때였다는~ㅎ

 

 


 

 

 

번외 편에 실린 전자레인지와 가스레인지에 대한 대목도 읽으며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요.

우리 아이도 가스레인지 위의 냄비 속에 음식에서 벗어나

 전자레인지에서 스스로 열을 내는 음식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딩과 고딩을 가스레인지와 전자레인지에 비유해서 표현했다는 점이 참신하게 다가오더라구요.

열일곱의 맛철학은​

17세 고딩 풍미가 블로그에 쓴 글과 그 글에 달린 댓글, 쉼 샘의 글을 통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철학은 어려운 것만이 아니라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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