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 아저씨 - 걸어다니는 이야기 보따리
김선아 글, 정문주 그림, 안대회 바탕글.해설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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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할머니 무릎에 누워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요.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책이나 이야기보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 할머니를 늘 조르곤 했었어요.

요즘이야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글을 아는 아이들도 많아 직접 동화책을 찾아읽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CD를 많이 이용하지만 그때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최고였던 것 같아요.

할머니,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그들만의 연륜이 묻어나서 같은 이야기라도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이야기 할아버지,이야기 할머니를 모셔서 유아들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주었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참 좋다고 하네요.

 

글을 아는 사람보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옛날은 어땠을까요?

같은 이야기라도 더 실감나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요즘의 동화구연가와 비슷한 직업이 있었다는데요.

바로 전기수(傳奇叟)랍니다.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청중을 앞에 두고 소설을 구연하던 전문적인 이야기꾼으로 소설을 읽고자 하지만 문자 해독력이

없어서 작품을 즐기지 못하는 청중을 대상으로 소설을 낭독해주고 일정한 대가를 얻는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이야기

구연자였답니다.

 

걸어 다니는 이야기 보따리 전기수 아저씨는 전기수에 대한 동화책으로 이 책을 통해 조선후기의 장터모습 등 그 당시의

문화와 풍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장터 구경에 나선 영복이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전기수였지요.

영복이도 장터에 모인 사람들 모두 아저씨가 실감나게 들려주는 심천전 이야기에 쏙 빠져들어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전기수 아저씨는 중요한 순간에 이야기를 끊어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여 쌈짓돈을 받아내기도 하고, 마지막 중요한

순간에 이야기를 다시 멈춰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다음 날 종루로 나오면 알려준다고 하는데...

여기서 전기수 아저씨의 돈버는 수완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마치 요즘 드라마를 보다가 궁금한 대목에서 다음 회를 예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궁금함을 못 참은 영복이는 친구 춘삼이와 엄마 몰래 다음 날 종루로 가서 뒷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비록 집으로 돌아와서는 엄마에게 몰래 다녀왔다고 혼이 나지만,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생각에 신이 나고 다음에

커서 전기수가 되자고 서로 약속하게 된답니다.

 

책에서 만났던 전기수 이야기는 19세기 대표적 시인이었던 조수삼(1762~1849)이 조선의 범상치 않았던 인물 70명의

삶을 담았던 <추재기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관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전기수 아저씨의 표정과 전기수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몰입해서 듣는 장터 청중들의 표정이 살아있는 듯하게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고,익살스럽고 유쾌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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