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소년 장군 강바우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6
김해등 지음, 이수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공주니어 문고는 단계별로 골라 읽을 수 있어 딸아이가 저학년 때부터 많이 읽던 책이지요.

레벨 1을 읽던게 엊그제 같은데, 레벨 2 읽을 시기를 지나 이젠 레벨 3의 책을 재미있게 읽을 나이가

되었네요. 

아이가 학교에서 역사도 한창 배우는지라 이번엔 만나 본 <흑산도 소년 장군 강바우>가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읽기 전부터 더 관심이 많이 갔었어요.

흑산도는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 해서 이름 붙은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섬으로,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이라 예로부터 많은 인물들이 유배 생활을 했는데, <자산어보>의 저자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인

정약전이 이곳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곳이라고 학창시절 배운 기억이 나네요.  

아이에게 흑산도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주었어요. 

 

이 책은 조선 정조 시대의 승정원 일기에도 기록되어 있는 흑산도에 살던 ‘김이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창작동화랍니다.

흑산도는 뭍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앞서 말한 정약전이나 다른 죄인들이 유배를 가던 곳인데, 

김이수가 그 먼곳에서 한양까지 올라와 격쟁(조선 시대에 원통한 일을 당한 사람이 임금이 지나는 길목에서

꽹과리를 쳐서 임금의 답을 기다리던 일)을 올려, 임금의 행차를 멈추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무언가 대단하게 억울한

일이 있었던 것 같지요?

강바우가 김이수의 모델이 아니라 강바우의 아버지 강도채가 김이수의 모델입니다. 

흑산도 사람들은 과도한 세금때문에 생활이 무척 힘들었는데요. 

물고기를 잡으면 물고기 세를 내고, 수확하는 모든 농작물에 세를 내야하고, 보리를 심으면 보리  세를 내고, 그 밭에

콩을 심으면 또 콩 세를 내야 할 정도로 세금과 탐관오리의 횡포에 시달리게 되지요. 

심지어 섬에 잘 자라지 않는 닥나무 세금까지 거둬들이는 탐관오리의 횡포가 극에 달하자 이를 항의하다 아버지가

실종되자 강바우가 거기에 맞서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어요. 

탐관오리 '함아구'(심술궂은 아귀를 닮아다고 백성들이 부르는 함별장의 별명) 와 그의 아들인 '수동이'의 횡포에  

당당하게 맞서는 바우. 

결국 바우를 따르는 아이들과 수동이를 따르는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벌이는 대결을 벌이게 되지요.

이 때, 이들이 벌이는 작살 사냥, 가마우지 경주, 바다제비 낚시 등의 놀이 대결은 처음 들어본 것이지만 바닷가에

사는 아이들만의 놀이라 여겨져 새롭게 다가왔답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했는지, 조선후기 당시의 세금제도가 얼마나 부당했는지,   

백성들은 왜 부당한 제도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는 강바우의 용감함이 인물들의 표정을 잘 살린 동양화 특유의 그림과

잘 어울어져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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