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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소하고 소소한 잔소리 -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
정희경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요즘 내가 제일 많이하는 말은 딸아이게 하는 잔소리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 솔직하게 난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고 하는 말인데 딸내미는 내가 하는 말은 죄다 잔소리라니
어떨 땐 참 속상합니다. 아마도 사춘기의 절정에 달한 딸내미인지라 나 뿐만이 아니라 아빠가 하는 말도
모두 잔소리라 느끼는 듯합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말은 '엄마' 라는 말인데, 스무 한살 이후로 더 이상 부를 사람이 없어
참 그립기만
한 말이지요.
하지만 날 '엄마' 라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으니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의 사소하고 소소한 잔소리는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세상의 모든 아야기'
라는 부제가 붙은 것처럼
엄마 자신의 인생이야기, 남자를 선택할 때 알아야할 것, 혼자서
살림하는 방법과 여자로서 꼭 알아야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여자에 대하여, 사람을
대하는 방법, 관계를 맺었던 사람에
대하여, 요리, 여행 등 딸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만
하나하나 엄마의 마음으로
알려줍니다.
엄마를 일찍 여의였던 저자가 결혼 후 준비없이 엄마가 되고, 그후 이혼을
하게 되면서 떨어져 살게 된 딸을
절절하게 그리워하며 딸아이에게
말을 하듯 쓴 글들이라 그런지
많은 공감을 하고 있은 책이었어요.
나도 결혼 후 첫 아이를 가지고 신기하고
벅찬 마음에 태교 일기를,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일기를 쓴 적이
있었지만 힘든 육아에 이러저런 핑계로 계속해서 일기를 쓰지
못했는데,
저자는 딸을 위해 10년이나
글을
썼다니
엄마라는 존재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내가 딸이 넷이나 되는 집에서
자랐고, 딸을 둘 키우고 있어
그런지 '엄마, 남자를 말하다' 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제일 맘에 와닿아 울 딸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은 것들이 많더라구요.
나에게도 그러한 것들을 알려주는 엄마가 오래도록 내 곁에 있었다면 어쩌면 조금은 내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오래도록 엄마 잔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고...
꼭 필요한 주방 도구부터 살림의 지혜, 엄마의 레시피도
실려있어 정말 엄마가 있었으면
내게 꼭 들려주었을 이야기들도
실려있네요.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완성된 요리의 사진이
없다는 것...
비록 요리책은 아니지만 각종 요리 레시피와
조리법과 함께 완성된 요리의 사진이 함께 수록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딸아,
나는 오늘도 너를 생각한다
세상에 지칠 때,
사람에 지칠 때,
문득 혼자라고 느낄 때,
그럴 땐 엄마에게 오렴...
인상 깊었던
이
문구처럼 당장 엄마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이제 난 더 이상 엄마의 잔소리는 들을 수
없으니, 울딸들에게 잔소리하는 일만 남은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며 엄마와 나, 딸들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