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물결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장에 도착해 있었다. <자연처럼 살아간다>를 읽는 동안 책과 함께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왠지 모르게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내 방 흔들의자 혹은 동네 공원 벤치, 차 안이나 카페에서도 이 책을 펼쳤다. 늘 다니던 곳을 거닐었을 뿐인데 나를 둘러싼 모든게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신비롭게 느껴졌다.늦은 밤 반려 달팽이들이 상추 뜯는 소리에 귀기울이다 보면 나의 맥박과 들숨, 날숨의 감각이 선명해지면서 내 손에 붙들린 책까지도 함께 살아 숨 쉬는 듯 했다. 책은 책장에서 종이로, 종이에서 나무로 안내하며 어느샌가 나를 자연으로 적시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면 햇빛에 뜨겁게 데워진 바람, 낯빛 바꾸며 팔랑이는 나뭇잎과 그 속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까지 모든 감각이 한데 버무려지며 자연이 나에게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