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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그는 누구인가?
카트린 벵사이드.장이브 를루프 지음, 박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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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으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림원에서 솔로부대원인 저에게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그는 누구인가?>를 보내주셔서 읽다가 p.43을 읽고 뜨끔;;; 했습니다.

p.43
“그는 중요한 면에서 나를 아주 많이 닮아서 그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므로 내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나보다 훨씬 완벽해서, 그를 사랑함으로써 나 자신의 이상을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더 이상 나 자신을 충분히 필요한 만큼 반영하지 못할 때는 나는 그를 떠나 더 유리한 새 거울을 찾아 나서게 된다. (…) 내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고무 인형이나 가상의 상대를 선호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그는 누구인가?>는 사랑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감정으로 변질되는지를 포착한 책으로, ”결핍/욕망“을 채우기 급급한 현대인의 사랑 속에서 튀어나오는 대화, 속마음을 가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책이에요. 읽다가 ”흐엉?! 어떻게 알았지?!“ 하는 부분도 있고, ”엥? 너무 논리적으로 비약한거 같은데?“ 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말이었던 부분도 많았답니다.
​
다만!
1. 헤태로 섹슈얼을 전제로 쓰여진 글이라 “전형적인” 커플의 대화 위주라 조금 지루할 수 있어요.
2. 따라서 다른 형태의 성적지향을 가진 커플들의 대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요. 대신, 책의 주된 메시지인 “자기 중심적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문제의식은 유의미 하다고 봅니다.
3. 문제의식이 과하게 반복되고, 논의가 다소 추상적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질문이나 과정이 너무 많아서 보다 학문적이거나 전문적인 논의로 나아가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이다. 심리학적인 접근이라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연애상담에 도가 튼 언니가 해주는 말 같은 인상이;;
​
그래도 이 책은 사랑을 낭만이나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매우 강력하게 설득하는 책입니다. 사랑을 많이 해본 분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어리고 젊은 친구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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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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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하늘은 비어있기만 한 곳이 아니었군요. 사이먼 클라크는 대기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자연과학적 현상을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말 그대로 '하늘을 읽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원서 제목에 붙어 있는 "The Hidden Science of Weather and Climate Change"에 대하여;
'숨겨진 과학'은 비밀스러운 지식, 은밀한 함정 같은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다'라고 생각해서 보지 못했던 복잡한 과학적 작동 원리를 뜻하는 것이지요.
난류/구름 미세물리/제트기류/복사 평형 등등.
우리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대기에는 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하늘 아래에서 늘 일어나지만 인식되지 않은 많은 과학적 작용들을 가리키는 것이지요.
'하늘' 또한 '움직이는 바다'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페이지의 "공기 바다의 파도 속, 이름 없는 해안들에는 수천 가지 발견이 잠들어 있지 않은가?"라는 문장을 읽고 순간 '아차-'싶었습니다. 그리고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늘 유령을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는 이들은 예술가 뿐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과학자들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누군가는 이 텅 비어 보이는 공간 아에서 파도와 흐름, 축적과 흔적을 상상하고,
자기 이전에 이런 상상의 작업을 해온 인간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계승해 온 겁니다.

#동아시아 #하늘읽기 #기후위기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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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 전설과 민담에서 찾아낸
강민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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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북오션'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책 한 권에 동남아의 모든 귀신을 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에서 유명한 귀신들은 다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괴담이 떠오르는 편집 디자인도 정감있구요.

귀신들을 봉인하거나 무찌르는 방법이 다 나와있지는 않지만 (사실 나와있어도 못 외우니 의미 없음...)

"동남아 귀신과 마주치면 직진으로 도망치지 말고 지그재그로 도망치면 된다"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이 책에는 태국/필리핀/미얀마/인도네시아/싱가포르/캄보디아 등등의 귀신(요괴, 정령 포함)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태국과 필리핀의 지분이 높습니다.

생각해 보니, 태국은 '랑종'이라 불리는 주술사(무당)이 아직까지 존재하는 곳이고 흑마술과 관련된 사고가 2025년에도 왕왕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리고 필리핀 역시 흑마술로 유명한 지역을 물어보면 쉽게 2-3곳 정도가 튀어나오는, 흑마술과 관련된 지역이 많은 곳이지요. ex) 시키호르

개인적으로, 귀신 이야기에는 산 사람의 욕망이 반영되어 있어서 귀신 이야기를 재미있어라 합니다.

동남아시아 귀신들을 살펴보니, 산 인간의 욕망은 나라 불문하고 거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신/요괴/정령 이야기를 재미있어하거나 자료가 필요한 분에게 추천합니다.


저자인 강민구 작가님이 지은 <유럽 괴물 도감>이나 <한국 괴담>도 있다고 하니, 내년에 납량특집 기념으로 살펴볼 생각입니다.

수요괴담회/서프라이즈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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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 삶의 무의미를 견디는 연습 ㅣ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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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본 서평>활동을 통해 작성된 리뷰입니다.

지팔지꼰, 자승자박, 부정적사고 삼각지에 빠질 때 꺼내서 읽을 '혼란에 빠진 현대인을 위한 백신'이 출간 되었습니다.

들뢰즈 박사 서동욱 교수님의 레퍼런스에서 새로운 유잼책을 발굴하기 위해서 정식 출간전에 가재본 서평 신청해서 읽었습니다.


제가 서동욱 교수님의 글을 일종의 '백신'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는데, 이번 책에서 얻은 효과는...... 

1). 개인주의자가 되어 타인과 나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딱 1인분'의 인생을 살고 싶은 욕구를 중화시켜줌 

2). 양손에, 양 볼에 양껏 집어넣고 남에게 한 톨도 주고 싶지 않은 욕심을 내려놓게 만듦 

3). 너/나를 구분하고 내 일이 아닌 일에는 흐린 눈 하려는 태도를 고침 


여하튼, 흑과 백의 세계로 떨어지려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 

물론 이 책을 한 번 읽는다고, 이 마음가짐이 영원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인생을 살다 보면 인간의 자아는 점점 길어지고(거대해지고) 

알량한 개똥철학 때문에 특정 방향으로 휠 수밖에 없는데, 

선을 넘기 전에 반대 방향으로 힘껏 후드려 패 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방에 고칠 수는 없어요. 다만, 필요한 때에 타이밍 맞춰서 셀프로 장도리질을 해줘야 

인간 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 '철학'을 원액으로 마시면 주화입마(?)에 빠질 위험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이렇게 지식의 상아탑을 구성하는 교수님들의 글을 통해 아주 미세하게 '철학' 섭취를 하는 것이지요.


성능 확실합니다.


어딘가 삐딱하게/각박하게 변해가는 자신을 느낀다면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으면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닌,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삶의 풍파에 바람 빠진 풍선인형 마냥 휘날릴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가끔은 정신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보통 철학을 공부하는데, <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는, 여러 고전과 사회현상을 알록달록하게 엮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심심풀이로 한 단락 읽어야지"부터 "난 왜 이러고 사는가"까지 

다양한 무게의 질문을 즐길 수 있는 따끈따끈한 신상 뷔페(?)라 할 수 있겠습니다. ​ 

고전과 들뢰즈/니체/하이데거 그리고 비디오게임을 섭렵한 서동욱 교수님이 남긴 이 에세이는 

여러분의 삶의 화질을 높여줄 것이라 믿습니다.


"판단력의 관건은 원리 학습이 아니라 원리를 사례에 적용하는 것, 또는 사례에서 원리를 발견하는 것인 까닭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의 판단력을 훔치지 못한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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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대 - 목재가 이룩한 인류 문명의 위대한 서사
롤랜드 에노스 지음, 김수진 옮김 / 더숲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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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대>에 나오는 여러 지식을 읽다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반추할 수 있었습니다. "연체동물의 껍데기는 돌보다 훨씬 더 단단했다."라는 부분에서는 안주로 먹고 남은 갑오징어 뼈를 괄사 대신 사용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고,

우드 터닝 기법에 대한 설명을 읽다가 다른 아이들은 벽에 낙서를 해서 부모님 속을 썩일 때, 저는 빌트인 가구 문에 수동기리로 구멍을 뚫어서 혼났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오래된 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오래된 기술을 사용할 새로운 방법을 떠올리도록 영감을 준다."라는 문장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최첨단 과학기술이 남발되는 21세기에, 나무라는 고전으로 돌아가는 이정표를 만난 것 같습니다.

221페이지도 흥미롭습니다.

<장식과 범죄, 아돌프 로스>와 연결되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책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나무의 시대>도 재미있게 읽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로운 기술은 오래된 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오래된 기술을 사용할 새로운 방법을 떠올리도록 영감을 준다." - P185

"그들의 지능은 사회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토대 위에 있었다. 즉 나무의 역학적 특성을 감지하는 능력이 바탕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 P39

부자들은 목재의 역학적 우월성이 압도적 요인이라 목재를 소재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물건을 만드는 경우에만 목재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럴때조차도 엘리트들의 구매한 가공품은 특출나게 품질이 뛰어나거나 희귀한 목재로 만들어진 것이어야 했으며 목재의 비천한 출신 성분을 숨길 수 있도록 장식된 것이어야 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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