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비밀섬 탐험대 우리들 시리즈 4
소다 오사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돈을 위해서라면 온갖 부정을 저질러서라도 오키나와에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어른들과 오키나와의 역사와 전통을 수호하고 자연을 보호하려는 중학생들간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내용이다. 도쿄에 사는 소년십자군이라 자칭하는 중학생들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면서까지 오키나와에 대형 리조트가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오키나와로 가게된다. 개발에는 탈세로 벌은 돈을 정치헌금에 쓰고, 그 보상으로 사업을 따내는 마루타조합과 건설회사인 사쿠라다 조합이 결탁되어 부정한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중이다.

소년십자군은 오키나와에 도착한 순간 알게된다. 얼마나 희귀한 동물과 오래된 전통이 오키나와에 살아있는지. 이 모든 유산이 리조트개발로 허물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순진무구한 방법으로 공사를 방해한다. 변비주스를 인부들에게 먹여 설사를 일으키게 하거나 썩은 파인애플을 던져 악취를 풍기게하거나 보트의 키를 없애 바다로 나간 인부들을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 반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공사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자 뱀을 풀어 아이들을 죽게하는 비정한 방법까지 동원한다. 또한 마루타조합의 비리를 폭로한 사내 사원을 추적해 제거하려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중학생들이 사회의 비리를 바로잡고 개발보다는 자연보호를 위해 투쟁한다는 스토리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우선 학생들의 열린 자세를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 오키나와에 도착한 학생들은 오키나와의 방언을 배우고 그곳의 전통을 알고자 하는데 열심이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을 통해 상대방이 가진 문화를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는 어른인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내 입장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대인관계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상대방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로 대인관계에서 오해를 일으켰던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두번째는 돈을 위해 사는 삶이 얼마나 정신적인 황폐함을 불러 올수 있는지 다시 반성하게 된다.

법을 어겨서라도 일을 진척하려는 사쿠라다 조합은 상부업체인 마루타조합에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면 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진행한다. 마루타조합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정계에 굽신거려 일을 따내기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며 돈 앞에 무기력한 내 자화상을 엿보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대형참사만 보더라도  돈 한푼 아끼고자 부실하게 했던 날림 작업들이 화근이 되어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돈보다 귀한 것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물질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눈앞에 이익에 급급한 어른들의 행태에 경종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세번재는 진실을 왜곡하고 삭막한 세상을 만드는 무리들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들은 비밀섬 탐험대' 에는 오키나와에 소속된 다케토미라는 마을이 소개되어있다. 1987년 전통적 보존지구가 된 이곳은 사람이 얼마살지 않지만 지나간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1945년 오키나와전투로 많은 일본 중학생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소년십자군은 남편과 자식을 이 전쟁으로 잃고 평생을 살아 온 노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일본정부가 밀어붙이려는 극우교과서가 이 곳 다케토미 마을에서 채택이 되지 않았다는 뉴스보도를 며칠 전 들었다. 정부의 강압과 회유에도 거짓 역사가 서술된 교과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마을사람들의 소신이 법정투쟁 끝에 승리를 보았다는 감동적인 소식이었다.  어른들의 부정을 고발하고 오키나와를 지키고자 의리로 똘똘뭉친 소년십자군의 노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소신과 열정을 가지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의롭고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눈치를 보며 순간순간 내가 서야할 곳을 찾기 바쁜 내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소년십자군의 말을 기록해보았다. 겁이 나도 할 일은 해야한다고 결의를 다지는 도루,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없이 어른이 될수 없다고 주장하는 세가와의 말에서 교훈을 얻는다. 어른의 관점에서 아이들을 무조건 가르치려 들었던 생각이 짧았음을 느낀다. 아이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미처 내가 잊고 살아오던 깨달음을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그리고 세상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위해 묵묵히 애를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게된다.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양식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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