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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한강
권혁일 지음 / 오렌지디 / 2023년 1월
평점 :
요즘은 아이들 교육이나 육아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었는데 잠시 쉬어가는 느낌으로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찰나 내게로 온 책!
새 책을 받으면 겉표지를 손으로 한번 쓸어보고,
왼손은 책을 잡고, 오른손으로 좌르륵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며 눈으로 한 번 훑어보고,
거기에서 나오는 새 책 특유의 향을 맡는 게 저만의 루틴(?)인데요.
오늘도 역시 루틴대로 하며 행복을 느껴봅니다^^
#제2한강 이라는 제목과 함께 반질반질한 푸른빛
유광 표지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제2한강」은 권혁일 작가님의 #장편소설 인데요.
'이삿짐을 쌀 때도 버리지 않는 소설책'을 쓰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목표가 마음에 듭니다.
작가님이 소장으로 활동하는 '무자극 콘텐츠 연구소'도 한번 들러보려고요^^
이 소설은 어렵게 죽음에 성공한 사람들이 흘러들어와 사는 평화로운 동네 '제2한강'의 이야기입니다.
('흘러들어와'라고 한 이유는 책을 모두 읽어보시면 알게 됩니다^^)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의 영혼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면 이 세상에서 겪었던 고통과 아픔을 뒤로하고,
아무런 걱정 없이 편히 쉬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권혁일 작가님이 적어내려간 소설이라고 해요.
여태까지 봤던 책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목차가 특이하더라고요~
주인공인 홍형록이 제2한강에 흘러들어온 날을 기준으로 사망 n일차로 나누어 보여주고,
그 안에서 '등장인물, 00:00(시간)'형태로 인물 중심의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2한강'은 의식주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무상제공되고,
미리 신청을 하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다시 자살'을 할 수 있는데요.
미리 자살센터에 사전 접수를 해야하고,
수면에 닿기까지 소요되는 2~3초의 시간 동안 자신이 느끼고픈 마지막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요.
다시 자살을 하면 완전하게 소멸을 할 수 있고요. 그 외에도 상상도 못했던 설정들이 많이 있는데
이 부분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한강의 난간에서 몸을 던지고
'제2한강'으로 흘러들어온 주인공 형록과
제2한강 주민 10년차 여고생 이슬, 뷰티 유튜버 현진, 어플개발자 민철을 중심으로 한,
많은 인물들의 사연과 그들이 느끼는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책을 읽는 저에게도 와닿아서
나는 어떨까? 나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어주었어요.
힘든 시기를 겪었던 예전의 저에게,
그리고, 매일매일이 의미없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을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우울해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담담하게 건내는 질문과 위로들이 곳곳에 가득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집니다.
매일매일 의미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나
한번쯤 죽음을 생각해 본 이들, 그리고
먼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작가님! 이삿짐 쌀 때 버리지 않고 챙길 책 쓰는 거 성공하신 것 같아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문득 학창시절의 아픔을 딛고 성공한 분이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학교폭력이든 왕따든, 범죄든 어떤 일을 당하면 보통 원인을 당한 사람한테 찾는다고..
저 또한 우리 아들들이 친구와 싸우거나 어떤 갈등상황이 벌어졌을 때, 중재하면서도,
발생한 상황의 원인이 아이에게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니가 xx하니깐 그렇게 했겠지~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이 인터뷰를 듣고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자책하지 말고,
매일매일 의미를 찾는 것도 좋겠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더 기분 좋고, 조금이라도 나아가면 좋은 것!
오늘이 어찌될 지 모르는데, 미래의 걱정에 좀먹지 말 것!
모든 점이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하루는 의미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그 대부분의 점은 어제의 점과 내일의 점을 잇는 다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제2한강 304p중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