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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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작가 요 네스뵈의 세번째 작품.

스노우맨을 필두로, 레오파드, 레드브레스트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렇게 한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며 탐독한 것은 실로 오래만이다.

요 네스뵈란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하나같이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이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가에 집중한다고 할까?

이런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 구절이, "레오파드"의 한 구절에 잘 드러나 있다.

" 네, 유물론은 만물을 물질과 에너지로 보죠. 현재 일어나는 모든 일이 더 큰 계산과 연쇄반응의 일부이며,

예전에 일어났었던 무언가의 결과라고요." -레오파드, 207쪽

이 작가의 작품에는 곳곳에 복선이 깔려 있다. 사소한 단어하나 문장하나, 심지어 사물하나도 후에 벌어질 일들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일까? 주인공인 해리 홀레뿐 아니라 또다른 주인공인 범인까지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전작인 스노우맨은 정말 잘 짜여진 스릴러 영화한편을 보는 듯 하다.

그 후속작인 레오파드는 블록버스터 영화 같다고 할까.

그럼 레드브레스트는? 휴면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해리 홀레라는 캐틱터의 매력은 스노우맨에서 최고조라 생각한다.

레드브레스트에서 해리 홀레는 아직 설익어 있다.

실수투성이이며, 알콜의 유혹을 이겨내고자 부던히 노력하며,

헬스장에서 후질근한 체육복을 입고 땀흘려 뛰고 있고,

한 여자에 마음이 홀려 있는 여느 남자들처럼 그 여자만 생각하고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 인간적이기도 하다.

앞서 발간된 해리 홀레의 염세적이고 (특히 자신에게), 날카롭긴 하지만 한없이 우울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레드브레스트에서 얻게 되는 가장 큰 소득이라면,

번역자인 노진선 씨의 후기에서도 적혀 있듯이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 많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은 절대적으로 고정된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오.

옳고 그름의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바뀐다오 ." - 레드브레스트 276쪽

보통의 사람들은 2차대전 당시에 히틀러 세력을 옹호하였다라면 불손세력으로 보기 마련이다.

허나 이 책, 레드브레스트 을 읽게 되면 그 시대상황, 노르웨이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요 네스뵈의 소설은 탄탄한 플롯과 곳곳에 배치된 복선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치밀하게 구성된 그 하나하나에 탄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수려한 문장또한 계속 눈길을 잡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빗줄기가 너무 거센 탓에, 와이퍼가 전속력으로 움직이는데도 빗물이 부드러운 필터처럼 차창에 들어붙어 있었다.

그 때문에 거리의 건물들이 말랑말랑한 장난감 집으로 변해, 파도처럼 넘실대는 듯 했다" - 레드브레스트 115쪽

" 달레는 에드바르에게 총을 맡긴 채 땅바닥에 앉아 양손을 눈 속에 묻고 있었다.

좁은 어깨 사이로 축 처진 그의 머리가 목이 꺾인 민들레 같았다" - 레드브레스트 159쪽

아직 소문으로만 접하고 요 네스뵈의 책들을 읽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낯선 북유럽의 정취와 그들의 정서를 느끼기엔 이 책만큼 근사한 책은 찾기 힘들 것이다.

타문화를 접하기에 책으로 하는 여행만큼 디테일하고 선명한 것이 있던가!

마지막 충고하나!

만약 이제 요 네스뵈의 작품으로 뛰어드실 분이라면 레드브레스트, 스노우맨, 레오파드 순으로 읽어라.

그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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