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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평전 - 스스로 빛났던 예술가
유정은 지음 / 리베르 / 2016년 7월
평점 :
[서평] 사임당 평전
나는 몇 해전 강릉 신사임당의 생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가에 사는 사람은 신사임당은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신사임당. 그녀에 관해서 아는 건 극히 일부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 현모양처, 예술가. 특히 5만원 권에 신사임당이 실리면서 논란도 많이 있었다. 혹 일부 사람들은 그녀는 아들 하나 잘 키운 거 말고 업적이 뭐냐고, 차라리 독립운동을 한 유관순을 넣으라는 말들도 많을 정도였다. 또 사람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봉건적 이미지 현모양처를 대표하는 그녀를 화폐 인물로 선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조선 시대에는 현모양처라는 단어가 없다는 것에 놀라웠다. 그리고 이게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서 군국의 어머니상을 만들어 '충'을 강조하려고 왜곡된 현모양처 이미지를 남긴 잔재라는 것에 화가 났다.
신사임담은 고정관념과 편견에 쌓인 존재였다. 그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자식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무조건 헌신하지 않았고, 남성에게 순종하는 미덕이라는 삶도 살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잘못을 간언할 줄 아는 여성이었고,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추구하며 아이들을 가르쳤던 현명한 여자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로 여성은 억압받은 시대이다. 그때 여성 예술가는 거의 없었다. 신사임담은 시, 서, 예를 하며 스스로 빛났던 예술가로 더 가치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신사임당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어서 놀랍고 신선했다.
또 좋았던 것은 신사임당은 당호를 지었기에 신사임당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조선의 여성 대부분은 자기 이름을 갖지 못 했다고 한다. 대체로 가문을 나타내는 본관에 성씨만 붙여서 불렀단다. 소혜왕후도 이름 대신 소혜왕후 한씨 였고, 사임당도 당호가 없었다면 그저 평산 신씨로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이렇게 사임당은 스스로 당호를 지어 여성 군자로써의 정신을 보여준 것이 멋졌다.
거기다 그녀는 7남매를 키우면서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 작품 활동을 했다는 것에 대단하고, 나도 나름 예술을 하고 있는데 그녀의 정신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그녀의 작품도 아주 많았다. 그녀의 예술 작품의 대표 작품 조충도 같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외에도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감상해서 보는내낸 눈이 즐거웠다.
그동안 신사임당에 대해 많이 오해하고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녀의 인생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나도 그녀의 삶이 닮고 싶다. 이제 주변 사람들이 신사임당을 헌신의 아이콘처럼 본다면 그게 틀렸다고, 똑 부러지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