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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3
필립 C. 스테드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1월
평점 :
[서평]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미국에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인 필립 C. 스테드의 신작. 그는 2011년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칼테콧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이다. 이 책은 작가의 늙은 반려견 웬즈데이를 모델로 해서 강아지별로 떠난 웬즈데이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늙은 개에 관한 일상이나 에피소드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단순히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질문과 상상들로 다른 동물과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의 화자는 표지에 있는 늙은 개다. 그 개가 창밖을 바라보며 되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무한한 상상을 한다. 강아지는 거북이 등딱지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되고 싶기도 하고, 황소개구리가 뛰어드는 웅덩이가 되고 싶기도 하고, 코끼리가 씌워주는 우산이 되고 싶기도 하고, 펭귄, 꿀벌, 고래, 날개 달린 생쥐 등. 다양한 동물과 자연물이 되어 자유롭고 재밌게 살아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결국 마무리는 제목처럼 늙은 개의 창이 되어 주고 싶어한다. 읽으면서 작은 것들을 보듬고 보살펴 주는 커다란 우산 같은 작품 같다.
한 편의 시 같기도 하고 따뜻하고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림책이다. 일러스트도 단순히 삽화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뛰어나다. 여백의 미를 살려서 보는 내내 눈이 편해서 좋았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웬즈데이는 강아지별에서 주인이 만들어준 그림책을 매우 기쁘고 행복하게 읽어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