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마음버스>, <겁보 만보>,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 등 수많은 재미난 동화를 쓴 김유 작가가 쓴 신작이다. 이번 책은 유머러스하고 재밌는 동화는 아니고 작품성이 있는 조금 무거운 단편 동화집이다. 비밀의 꼬리, 지퍼백 아이, 엄마가 있는 집 3개가 있다.
<비밀의 꼬리>는 주인공 '나'는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엉덩이에 꼬리가 생겨났다. 거짓말을 할때마다 꼬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꼬리가 무진장 길어지게 된다. 꼬리는 어떻게 될까?
표제작 <지퍼백>은 한밤중 식탁 위 지퍼백 속 아이를 구하며 일어난 일이다. 아이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감과 강압에 점점 작아진다. 지금 이 모습으로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해도, 작은 아이는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다 포기했다. 그러다 고양이의 등장으로 작은 아이가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좀 의아하다. 갑자기 꿈이 있다며 커지는데 고양이의 어떤 것이 계기가 되어 변화를 겪은 걸까? 뭔가 이야기가 중간에 빠진 거 같다. 표제작이라 엄청 기대했는데 가장 아쉽다.
<엄마가 있는 집>이 따뜻해서 가장 좋았다. 생일이라 하늘나라에 간 엄마가 그립고 엄마가 해주던 고구마 케이크가 먹고 싶었다. 엘리베이터로 버튼에 없던 제3의 환상의 공간으로 가는 건 익숙한 설정이다. 이 작품 역시 층수가 없는 환상의 공간으로 가서 죽음 엄마를 만나 고구마케이크를 함께 만드는데 그 후는 어떻게 될까?
그동안 본 김유 작가님의 다른 색깔의 작품이다. 장편은 거의 다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단편은 이야기가 종종 생략된 느낌도 들고, 급전개라 조금 아쉽다. 그래도 역시 김유 작가님 글을 잘 쓰신다. 다음 장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