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손 지우 작은책마을 53
최도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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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숙제 손 지우



 


 <레기 내동생>을 쓴 최도영 작가의 두 번째 신작 동화다. 이번 책은 3가지 단편 <파마 임금님>, <숙제 손 지우>, <맞혀 맞혀 다 맞혀>이 있는데 모두 어른이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 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의 금간 마음을 판타지스럽게 상상력으로 풀어낸 것이 독특하다. 


 

  • P. 9 “형이 잘하나, 동생이 잘하나, 한번 봐야지.”
  • P. 38 “말하면 뭐 해? 소용없는걸. 내 입은 없어져도 좋을 거야.”
  • P. 59 “에이, 그걸 못 맞혀?” 그 말이 다해의 마음에 콕 박혔어요.
  •  


     <파마 임금님>편은 아는 동생 영교와 비교를 당하는 수호 형에 대한 이야기다. 툭하면 영교랑 비교당해서 기분이 좋지 않은데 파마를 하러 와서까지 비교당해야하고 어이없고 화가 난다. 그러다 수호가 왕관처럼 보이는 파마 막대기에 파마종이를 망토처럼 두르고 고무줄로 단단히 묶고 무심코 내뱉은 말은 마법의 주문처럼 파마 임금님을 일깨우고 만다. 그렇게 시간이 멈춘 듯 수호 말고 모두 정지상태가 되고 파마임금님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데, 과연 수호는 어떻게 될까. 


     <숙제 손 지우>는 표제작답게 가장 상상력이 돋보였다. 엄마는 집에 오자마자 자신을 불러주길 바라지만 동생만 부른다. 게다가 지우가 넘어져 아프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늘 숙제있냐, 숙제했냐고 물어본다. 엄마의 관심사는 온통 숙제. 지우는 말해봤자 소용없는 걸 깨닫고 입이 없어져도 상관없다 생각하자, 정말 입이 사라져버렸다. 책상에 앉아 가만히 공부하는 걸 좋아하니 다리랑 발도 필요없다고 생각하자 정말 하반신이 사라진다. 웃통만 둥둥 뜬 지우는 놀라기보다 슬펐다. 이 모습을 봐도 엄마가 숙제하라고 할 것 같아서. 그러다 지우는 숙제를 하는 손만 있으면 될 것 같다고 하자 정말 손만 남고 지우는 사라져버렸다. 엄마는 요리하고 청소하면서 틈틈히 지우를 살핀다. 하지만 숙제는 깔끔하게 다 되어 있다. 지우가 손만 내밀고 이불 안에 들어가 있어도 숙제만 확인하고 나가버리는 엄마. 지우의 상태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러다 지우가 사라지고, 남아 있는 손을 드론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과연 엄마와 지우는 어떻게 될까?


     각 단편마다 아이들의 마음이 금간 순간이 돋보인다.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기에 어른의 말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상처를 입기도 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성장하게 되어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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