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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녀탐정록 1 ㅣ 책 읽는 샤미 2
신은경 지음, 여나라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지북에서 나온 조선 소녀 탐정 홍조이에 관한 이야기다. 조이는 한양에서 소문난 못난이다. 큰 눈, 큰 입과 큰 키를 가져 조선의 미인이 아니라 현대에 걸맞는 미인이다. 게다가 이름 조이는 조선에서 여인을 가리킬 때 흔히 쓰는 말이었다. 남의 딸이나 부인을 점잖게 이를 때 이름 대신 성 뒤에 붙이는 말인데, 그 말은 조이의 아버지는 딸 이름 짓는 수고도 아까워 대충 붙인 것이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조선시대상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신개념 추리 로맨스 액션 동화라고 했는데 로맨스가 그리 많지 않았다. 거의 조이의 짝사랑이었다. 조이 나이 13살, 윤도령 17살. 차라리 조이 나이를 윤도령 나잇대로 올려서 로맨스를 강화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 외에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다. 역모로 집안이 몰락한 조이가 노비로 지내면서 다모의 꿈을 꾸며 도적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활약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여인은 글 공부를 쓸모 없다는 분위기고 활약하기 어려운 시대를 넘고자 하는 것이 좋았다. 한자를 이용한 추리도 신선했고 작가가 노력한 게 보였지만 조금 어려웠다.
조이의 감정이 다소 어색했다. 양반에서 노비로 떨어졌는데 현실 부정이 없고 순순히 순응한다. 노비가 되고 윤도령을 만났을 때도 역모 오해를 풀 생각보단 설레기만 한다. 집을 몰락시킨 장본인 분이와 한 번 다투지도 않고 "너만 아니었으면"작게 말 한 마디하다 혼난 후에 분이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잘 지낸다. 다모 되고 싶은 결심도 남들이 키 때문에 하라고 부추김때문이다. 윤도령과 분이도 조이 오빠가 누명 벗으면 다시 양반으로 돌아갈 수 했는데 조이는 자신이 노비라고 체념하고 순응한다. 조이가 13살이라 그런가? 시대상엔 당연하겠지만, 조이는 주인공이니까 좀 더 능동적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은 시리즈물의 1권이다. 아직 조이네 오빠와 아빠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나오지 않았다. 2권에서 조이는 다모가 될까, 아님 양반 신분은 되찾을까, 윤도령과의 로맨스는 어떻게 될까. 2권에서는 조이와 윤도령과의 로맨스는 많이 많이 넣어서 달달하게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