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 백신애 수필 전집
백신애 지음 / 다봄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서평]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수필집은 거의 읽어보지 않았는데 기회가 생겨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백신애는 경성여자청년동맹, 조선여성동우회에 가입해 비밀리에 여성운동을 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다 시베리아로 갔다. 그러다 1929년 <나의 어머니>라는 소설로 신춘문예에 등단한 최초의 여성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그녀가 그녀의 수필 전집으로 여러 지면지에 기고된 작품을 모아놓았다. 그래서 짧은 글들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녀는 여성단체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의 정력은 유행 옷, 유행 화장, 양식 집 치장, 남편의 요리 집 행, 강짜보기(질투)라고 했다. 이게 계속되면 조선의 앞날을 걱정된다. 여성들이 남성의 모범이 되고 각성 시켜야 한다는 했다. 그러면서 아메리카 부인들이 사회제반에 남성을 지도한다. 여성들은 일하는 남성보다 시간이 많으니 두뇌가 발달되고 지식이 넓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혼처녀 뿐만 아니라 유직, 무직, 노소 부인 등. 서로 토의하며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는 우리 여성의 자랑이 되고, 참된 사명을 깨우치고 더 나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일 적지 않음을 하자고 했다. 이 글을 쓴 게 1936년인데 지금 세대의 여성들이 쓴 글이라고 해도 믿을 만하다.


 표제인 시베리아 방랑기에서 그녀는 어렸을 때 '쟘'이라고 불렸다. 개구쟁이 오빠가 야, 잠자리! 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호리호리한 몸에 눈만 커서 생긴 별명이었다. 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보며 여행의 꿈을 키웠다. 그 후로 그녀는 병든 친구의 임종을 지키기 위한다는 거짓말로 단발머리를 틀어 올려 시골 여자애로 변장해서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밀항을 하다 들키기도 했지만 미모로 무사히 넘겼지만 결국 유치장에 가고 만다. 과연 그녀는 무사히 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그녀의 이력만큼 그녀의 글은 진취적이었다. 과거와 지금은 꽤나 달라졌지만, 아직 그녀가 꿈꾸는 여자들의 세상은 아니다. 아직도 남성에 속해서 수동적인 여성상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과도기 시기 같다. 점점 더 여성들이 능동적이고 활동적이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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