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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장수 1 - 한 번쯤 만나고 싶은 기이한 혼령들 ㅣ 혼령 장수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8월
평점 :
[서평] 혼령 장수 1 : 기이한 혼령의 오싹 짜릿 신비로운 이야기
일본 동화는 상상력이 참 기발하다. 일본 작가 중에 히로시마 레이코님을 좋아해서 모든 책을 다 읽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7권 <십년 가게> 1~2권. 그리고 이번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된 <혼령 장수 1>. 셋 다 모두 읽어본 사람으로써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순을 꼽자면.
전천당 1~4 > 혼령 장수 > 전천당 5~6 > 십년 가게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고민이 있는 아이가 전천당에서 행운의 동전과 과자를 맞바꿔 고민을 해결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 식의 권선징악 내용이다. 셋 중 전천당이 가장 재밌긴 한데, 시리즈가 길어지니까. 신선하고 새로웠던 초반의 재미가 뒤로 갈 수록 점점 비슷비슷한 에피소드에 신선함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십년 가게>는 버릴 수 없는 추억의 물건을 보관해주는 가게 이야기로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소소한 느낌이라 자극이 없어 내겐 좀 심심하게 느껴졌다.
<혼령 장수>는 구조가 전천당과 흡사하다. 전천당 과자 가게 주인 '베니코'도 하얀 머리카락에 큰 덩치로 아이들이 첫 인상에 무서워하지만 상냥한 목소리와 친절한 응대로 반전매력이 있다면, 혼령 장수도 민 머리에 검은 피부 큰 덩치에 산적처럼 보이지만 목소리는 상냥하고 친절하다 ㅋㅋㅋㅋ 베니코 여자 버전이다. 고민이 있는 아이 앞에 과자 가게가 홀연히 나타나듯, 혼령 장수도 그렇다.
과자 가게는 아이가 과자를 골라서 사가지만, 혼령 장수는 그가 입은 기모노 속 무늬로 살고 있는 혼령을 그 아이의 고민에 맞춰 직접 골라 아이에게 전달한다. 전천당의 과자는 아이가 소유하고 끝나지만, 혼령 장수는 요괴를 기한 한정으로 빌려준다. 대여식이나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데, 금기를 어기고 돌려주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역시 전천당처럼 권선징악이 따른다.
1화는 총 5개의 에피소드가 있다. 푸른 다리, 붓 귀신, 두번째 입, 야차 거미, 노는 아이.
푸른 다리는 달리기 선수가 되고 싶은 아이, 붓 귀신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소녀의 이야기, 두번 째 입은 편식하는 아이의 이야기, 야차 거미는 왕따 문제와 학교 담력 시험 이야기, 노는 아이는 한 소녀의 아픔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전천당처럼 감동과 유머, 슬픔, 스릴러, 호러 모두 가미되어 있어 재밌다.
전천당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이 책도 무척 좋아할 것이고, 비교해서 보면 두 책 모두 더 재미있을 것이다. 아직 1권이고 혼령 장수의 기모노 속 귀신도 아직 다 등장하지 않았다. 다음 2권에서는 어떤 요괴들이 활약할지 기대된다. 빨리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