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 2020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ㅣ 미래주니어노블 5
크리스천 맥케이 하이디커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7월

[서평]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원래 호러 동화는 장르성이 강해서 문학상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동화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을 받았다. 미국인 이거나 미국 거주한 자만 상을 받을 수 있어, 한국인은 못 받았고 한국계 미국인 1명이 받은 적이 있다. 작품성을 가진 호러 동화라 무척 흥미로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제목처럼 어린 여우 남매들이다. 여우 굴의 새끼 여우들은 엄마 여우의 따뜻한 품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이미 많이 들은 이야기는 시시하다. 일곱 마리 새끼 여우들은 어둠을 달려 습지 동굴에 사는 늙은 이야기꾼, 뼈다귀가 움직이며 새끼 여우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늙은 이야기꾼 뼈다귀가 말한다. 모든 무서운 이야기는 두 가지 면을 있다. 무서운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면 용감하고 슬기롭게 되어 세상의 좋은 모습을 밝혀주고, 끝까지 안 듣고 도망을 치게 되면 어둠이 모든 희망을 집어삼켜 두려움에 사로잡혀 영원히 굴 밖에서 나오지 못하게 된다고. 

 이 말은 여우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말하기도 한다. 무서운 이야기라고 못 읽게 하는 부모가 많은데, 이런 무서운 일화를 통해 조심성을 배우고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는 순기능도 분명 있다.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암여우 빅스로 엄마 여우 대신 새끼 여우들을 돌보는 스승이야기였다. 노란 악취 이야기가 나오고, 물을 무서워하고, 갑자기 흉포해져 아기 여우들을 공격하는 걸로 보아. 본문에 정확한 용어는 나오지 않았지만, 증상으로 보아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나 싶다. 현재도 치료약이 없어 사망률이 높다보니 이는 여우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무척 위험하니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런 증상을 보이는 동물이 보이면 즉각 도망칠 수 있도록 조심성을 길러준다.

 액자식 구성으로 각각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야기를 들으러 간 일곱 마리의 새끼 여우들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된다. 단순한 괴담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현실적인 공포감이 있어 주인공인 여우의 이야기이지만, 사람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교훈도 있고 감동도 있고 문학성도 있고.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도 길러준다. 훌륭한 문학상을 받은 책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재미난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