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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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의 표지가 점점 더 세련된다.

그림책처럼 표지를 보는 재미가 그만큼 커진다는 이야기!

표지만 봐도

딱! 사랑 이야기네!

라고 짐작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주는

설렘과 두근거림

그리고 약간의 오글거림은

책장 넘기는 손을 바쁘게 한다.

미스터리하고 환상적인 느낌은

독자의 흥미를 더욱 붙잡는다.

sns에서 더 나아가

메타버스가 만연한 세상의 아이들은

서로의 감정을 어떻게 읽고 소통할 것인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좋은 점도 많지만

그만큼 우려와 걱정의 시선 또한 적지 않다.

특히 미래 사회를 살아가야 할

어린이, 청소년들을 생각하며

미디어에서 더욱 확장된 가상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는

어른의 걱정과 불안을 일으킨다.

그래서 미리 그곳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길이 있으면 어떻게든 그곳으로 가야 할 것이다.

막을 것이 아니라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그들을 믿고 지켜보자고 한다.

교복을 입은 주인공의 모습에

눈물을 보였지만

애써 괜찮은 척 엷게 웃은 엄마처럼

아들의 건강과 안위를 생각하며

아들을 믿고 지켜보는 엄마처럼 말이다

자식을 잃고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가정도 있지만

더욱 끈끈한 사랑과 애정으로 살아가는 가정도 많다.

그래야 할 것이고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은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오늘 후배가 맛있게 찍은 귤 사진과 함께

귤 맛있게 드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귤이 맛있어지는 계절이다.

귤을 보면 당분간 이 이야기가 생각나겠지?

그리고 그 속에서 아프고 괴로웠을 사람들

하지만 다시금 일어선 사람들이 생각날 것이다.

죽음이란 소재로

이렇게 말랑말랑 새콤달콤한 이야기를 전해준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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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텃밭이 생겼어요! 기린과 달팽이
레니아 마조르 지음, 클레망스 폴레 그림,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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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텃밭을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설렘 가득한 미소에

기분 좋아지는 표지이다.

봄이다.

겨우내 꼭꼭 숨어 있던 식물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던

3월이 지나

4월이 되면

꽃과 풀과 나무가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준다.

이 책은 보는 것에서 나아가

내가 직접 텃밭을 만들고 가꾸는

한 아이의 행복이 담긴 책이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우리 집 텃밭 한 쪽에 생긴

나만을 위한 텃밭이라니!

아이들은 자신의 공간이 생겼을 때

드디어 내가 자랐구나.

이제 아기가 아니구나.

하고 느낀다고 한다.

나만의 공간

그것도 텃밭이라는 공간이 생긴

아이는 얼마나 기뻤을까?

텃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는

텃밭을 가꾸며

여러 가지 시련과 고난을 겼는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동물 친구들과의 만나게 되고

자연과 인간의 공생,

생명의 신비를 자연스럽게 체험한다.

이러한 체험은

아이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집 한 쪽에 아이의 텃밭을 마련해준

할아버지의 따뜻한 배려가 아름답다.

이것이야말로 어른의 역할 아닐가?

처음부터 끝까지 청량감을 느끼게 해주는

색과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그림체는

자연의 세계로 이끌어 주며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상상하게 해 준다.

어린이날이다.

플라스틱과 가상의 게임이 아닌

만지고 느끼고 기르는

즐거움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화분 하나

모종 하나

선물한다면 어떨까?

혹시 모른다.

우리나라 어느 가정에서는

이렇게 텃밭을 선물 받은 어린이가

있을지도.

아~

생각만 해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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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더 몬스터
헤일리 웰즈 지음, 김여진 옮김 / 반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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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한다.

날마다 조금 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꼬마 일꾼 하나가 의문을 던진다.

 

왜 몬스터가 우리 섬을 마음대로 하는 거지?

 

몬스터는 이 모든 게 정말 필요한 걸까?

 

만약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몬스터는 답을 찾는 꼬마 일꾼을 잡아먹는다.

잡아 먹힌 꼬마 일꾼은 몬스터의 뱃속에서

굉장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몬스터를 조정하는 기계!

꼬마 일꾼의 조정에 의해

몬스터는 점점 이상하게 변해버린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먹어 치워 버리는 몬스터는

자신을 위해 일하는 일꾼까지 먹어 치운다.

 

몬스터에게 잡아 먹힌 일꾼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낱말은

마음대로

더 더 더

 

평등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마음대로 하고

그로 의해 누군가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과

가지지 못해 좌절하고 상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인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평등과 차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알지만 묵인한다

알지만 그저 보고만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몬스터는 더욱 더 거대해지고

일꾼들은 로봇처럼 되어 버린다.

하지만

세상의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

누군가는 꼬마 일꾼처럼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행동한다.

꼬마 일꾼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라는 물음이 생긴다.

꼬마 일꾼들을 길러내야 하는 곳

바로 가정과 학교이다

그곳에서는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 책은 가르치는 것,

그리고 배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러 각도로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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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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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인경 작가를 알기 전 <곰씨의 의자>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프리마켓에서 보았는데 수많은 책 중 판형이 특이해 눈이 갔다. 찬찬히 읽어보니 곰씨의 마음이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같은지. 당장 책을 구입했다. 그 뒤부터 노인경 작가의 책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어마어마한 작가였다.

『책 청소부 소소』로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201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로 2013 브라티슬라바 국제원 화 전시회(BIB) 황금사과상과 스위스 Petits mOmes상을 수상, 『고슴도치 엑스』가 2015 화이트 레이븐에 선정. 그녀는 실력은 단역 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책을 읽고 공감하는 어른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마 나와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그녀가 어른의 그림책 시장을 여는 데도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 작가가 옛이야기를 어떻게 재해석하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가 되었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책은 '당나귀 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누구나 어렸을 적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를 한 가지 반전으로 색다르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왕이 되면 머지않아 목숨을 잃는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이 많았다. 자신만은 다를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중 한 사람이 444대 왕이 되었다. 기쁨도 잠시 이튿날 아침, 왕은 당나귀처럼 켜진 귀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그는 큰 귀를 가리기 위해 노력한다. 고민하던 왕은 이전 왕들의 일기를 읽게 된다. 그들 역시 귀가 커졌고 커다란 왕관으로 귀를 가렸고 그 일로 인해 그들은 모두 죽게 된다. 일기를 덮으면 결심한다.

에잇, 이깟 귀가 뭐라고

이야기는 어떠한 일에 처했을 때 생각과 행동에 따라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왕이라 하더라도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 삶은 내가 결정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살기 위해 443명의 왕의 일기를 읽어본 왕의 심정은 어땠을까? 시도하기 어렵지만 뭔가를 해야 죽지는 않을 것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판타지가 아니다. 그러나 환하게 웃는 왕의 모습과 평화롭게 눈을 감은 왕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패턴 속에 삶의 지혜를 가득 담은 이야기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과 의미를 던져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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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 지음, 용희진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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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글과 그림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잔잔한 물결 속에 일렁이는 큰 파도처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인물에게 독창적이며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한다.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그의 이야기는 세밀화처럼 섬세하면서도 환상적인 그림, 세피아톤의 색채와 어울러져 이야기가 끝난 뒤 여운을 짙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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