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대온실 수리 보고서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범상치 않은 제목의 작품을 귀한 기회로 출간 전 미리 만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타일’ 이란 책으로 안면 있는 김금희 작가의 이번 책 역시 따뜻한 인간의 이야기, 화해의 감동스러운 순간이 담긴 멋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역사의 파랑을 겪은 창경궁 그리고 대온실 이야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동물원, 식물원이 있는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유원지로 개조됐던 창경궁, 또한 이곳에 새로 세워진 대온실의 존재와 이를 둘러싼 원예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2. 어린 시절의 자신과의 화해 이야기

주인공이 어린 시절에 만난 낙원하숙 주인 할머니 문자, 손녀 리사와의 과거 이야기가 회상으로 전개되며 소설의 또 한 축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해방 후 잔류 일본인으로 겪었을 문자 할머니의 아픔을 보며 용서하지 못한 자신과 대면하고 화해하는 장면이 감동적이었습니다.

3. 대온실을 지키는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이야기

과거 대온실을 만들고 가꾸었던 이들의 뚝심 있는 열정만큼, 대온실을 수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한일간 아픈 역사를 온전히 드러내 보존하고자 하는 현재 시점 건축사무소 직원들의 고군분투에도 통쾌한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마음이 갔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한 자리에서 완독할 정도로 흥미진진했던 책 읽기, 올 여름 특히 무시무시했던 더위를 한 방에 시원하게 날려버린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을에는 창경궁, 그리고 대온실로. 고궁 나들이를 떠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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