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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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생명과학, 즉 생물은 나에게 그리 관심이 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그냥 외울게 많은 과목 같은 생각뿐...
이과 출신에 이공계 전공 출신이긴 하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그리 된 것일 뿐,
더욱이 생명과학과는 거리가 먼 전공으로 학교를 다녔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아이의 공부를 함께 도와주느라 다시 기초과학을 접하다 보니 생명이 너무너무 흥미로운 게 아닌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식물의 기특함부터,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의 귀중함.
이러한 살아있는 하나하나의 생명이 어우러진 세계와 지구가 경이롭고 놀라웠으며,
특히나 인체에 대한 부분을 볼 때에는 그 흥미가 절정에 달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거였는데....

아무튼 이런 와중에 흥미로운 책을 접했다.
나는 가끔 아주 관심 가는 분야의 책에 한해서 서평단에 응모를 하고는 하는데,
책 제목과 간단한 소개를 보고는 바로 호기심 유발,
게다가 가뜩이나 요즘 진로 고민이 한창인 첫째 아이와도 함께 보면 참 좋겠다 싶었다.
사회과학 부분으로 일단 진로를 정한 듯하지만, 여전히 생명에도 관심이 많은 아이.

운 좋게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아보니
세상을 향한 발견의 첫걸음 시리즈 네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었다.
자기 탐색, 진로 발견, 지식 탐구가 가능한 청소년 책.
오호! 이런 시리즈가 있었다니,
다른 책에도 어떤 이야기가 쓰여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현직 생물 교사가 쓴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에 관한 이야기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창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철학적 질문을 가질 청소년 아이들에게 생명과학적 접근으로 그 해 답을 찾아간다고 해야 하나? 아주 흥미로운 접근이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
다름과 평등, 존재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유전학적 접근으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어쩜 생명과학을 이러한 접근으로 다룰 수가 있는 것인지...
생명 현상과 원리를 다루는 생명과학은 어쩌면 모든 학문과 삶의 가장 바탕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에서 다루었던 생명의 시작점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의견도 분분하고, 아직 과학적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생명의 시작점.
과연 어디부터 생명이라고 판단을 해야 하는 걸까?
남편과도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역시 그 기준을 명확히 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그 문제는 인공유산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할 문제이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할 질문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을 남겨 주기도 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명이 각기 다르다던가
(위장 세포는 이틀, 피부 세포는 2~4주기, 백혈구는 일주일, 적혈구는 3~4개월, 지방세포는 무려 10년, 뇌의 신경세포는 내 수명만큼.)
우리 몸의 구성을 원소로 살펴보면 산소, 수소, 탄소, 질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그중 산소가 무려 65%나 된다는 사실.
이러한 원소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순환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 엄지손가락은 한때 티라노사우루스였을 수도 있다는 것.


억지가 아닌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어른인 나도 꽤나 흥미로웠는데,
아이들은 훨씬 더 생명과학에 관심을 보일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요즘 같은 21세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 차별과 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과연 누가 정상이고 비정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자는 인류애적인 이야기를 유전자와 더불어 설명을 하니 더 이상 생명과학이 ‘과학’의 일부분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님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세포들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데...

이들이 모두 한 가지 중요하다는 세포로만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면 어떨까?

몸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세포가 중요하지 않은 게 없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가진 능력이 모아져 거대한 인간 사회가 부드럽게 돌아간다.

한창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기만 하고, 내가 가진 게 초라해 보이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존귀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도 남과 비교가 아닌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스스로의 강점과 지능을 잘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 다름과 강점을 정말 잘 이해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생명과학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마음이 들게 하다니...
신비로운 책이다.

#세포부터나일까언제부터나일까 #발견의첫걸음 #창비청소년도서상 #이고은 #생명과학 #진로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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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상담실 - 정신과 전문의 반유화가 들려주는 나를 돌보는 법
반유화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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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나를 돌보는 법"

타고난 천성이 예민한 나.
어릴때부터도 기질이 예민한 탓에 많이 울기도 해서 키우기 힘들었었다 하는데,
이 천성은 나이가 들수록 인내하고 감추는 것일 뿐,
그 타고난 기질이 변하는건 아닌것 같다.

무슨 일이든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강도가 크게 다가오고,
사소한 일에 감정이입과, 소모도 커서 스스로 참 힘들게 사는 스타일이 나다.

대학-취업-연애-결혼-출산-육아에 이르는 폭풍같은 20-30대를 보내고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나니, 요즘 부쩍 내 자신에 대한 고민의 시간들이 많아졌다.
제 2의 사춘기랄까.
놀아달라고 떼쓰고, 씻기고 먹이고 입혀야할 아이들이 있는것도 아니고,
예전에 비하면 훨씬 여유롭고, 겉으로 보기엔 잔잔하기만 한 내 일상속에 사실 내 마음은 큰 파도가 일고 있다.

뭔가 특별한 '어떤것'이 문제가 되는것이 아닌,
알 수 없는 불안과 초조, 뾰족함.
이런 마음이 강해질수록 가족에게, 주위의 사람에게 영향이 가는건 아닐까,, 또 조심하고 참다보니
정작 내 마음은 더 수렁에 빠지고 만다.
하........

이런 와중에 『언니의 상담실』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에도 있듯이 '나를 돌보는법'에 대한 이야기.

책 표지처럼 편안한 소파에 앉아 고양이 한마리를 안고서는 편하게 언니와 대화하는 느낌의 책이다.
나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집중해서 들어주는 기분.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져 있다.
나, 우리, 세계에 관한 이야기.
사연을 담은 편지를 읽고, 저자가 답장을 해 주는 방식의 전개라서 실제 상담을 받는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사연과 딱맞는 책,영화,음악까지 소개를 해주니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느낌이다.

내가 특별히 고민이라 여기지 않았던 사연에도 공감을 하게 되는건,
저자가 먼저 사연자의 상황과 생각, 감정에 공감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했다.
첫 답장의 시작은 우선 공감을 하고, 또 위로를 해 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등등.
그렇게 위로를 해 준 뒤 왜 사연자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건,
두루뭉술한 해결책 - 힘내요. 잘 할 수 있어요. 상대를 이해해 보세요..- 같은 이야기가 아닌,
매우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에게는 시간의 흐름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일력(달력)을 사용해 보라거나 산책을 해 보라던지.
완벽주의때문에 힘든 사람에겐 성과와 결과와 무관한 취미를 가져 보라던지,
우울에 빠진 사람에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던지,
sns에 빠진 사람에게 전하는 구체적 행동 지침까지..

그리고 이어서
이미 힘든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한꺼번에 많은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애쓰지 마라고, 이들 중 한가지만 해 나가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
그런 말들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된다.

보통은 이런 마음들은 '니가 나약해서 그래', '정신력이 문제야' 라고 단정짓기 십상인데,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글을 보니 도리어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

"언제나 자기 자신을 최우선으로 두는, 그리고 스스로를 아끼면서 하는 시도이기를 바랍니다" -P144

책의 구성이 3부로 나위어져 있긴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의 해결은 '나'로 부터 시작되는 일이었다.
'내'가 모두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시작해야 하는 일들.

- 타인의 감정까지 나때문이라 생각하지 않기를,
- 타인의 아픔까지 내가 해결하려 하지 않기를,
- 무수한 모든 일의 중심에는 항상 나를 위하는 내가 있기를.

내 자신을 제법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자는 마음가짐이 든다.
뾰족하고 날선 마음도 조금은 둥글어진 기분.
마음이 힘들때 마다 조금 더 나를 위하고 사랑해야겠다.

#언니의상담실 #반유화 #창비 #서평언니의상담실 #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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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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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티비에서 시사 다큐를 본 적이 있다.
하루 보통 13시간씩 골목골목을 누비며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들의 이야기. 
생계형으로 폐지를 줍는 이 분들은
편의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까지 시간을 절약하며 13시간 넘게 폐지를 줍지만,
이들의 시급을 계산해 보니 9백얼마쯤. 채 1,000원이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kg당 10원을 더 준다는 고물상을 찾아 먼 길을 가는걸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새벽부터 매일을 일에 매달리지만, 형편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마저도 몸이 아프면 할 수 없게 될까봐 걱정을 매일같이 매달고 사는 노인들.

옛날식 족발이 먹고 싶다며 웃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한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이렇게 현실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가난이란 시리고 고되고 아프다.

이런 가난한 현실속에 어떤 유혹이 끊임없이 다가온다면?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햄버거집 알바를 해서 근근이 살아가는 가난한 중학생 소년 정인.
어떠한 '만약'을 이야기 하게 될까 염려스럽기도 했지만,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정인은 단단하고 우직한 내면을 가진 아이였다.
유혹에 휘말려 허우적대는 삶이 아닌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 내는 가치 있는 삶을 살 줄 아는 아이.

사람은 살면서 실로 많은 유혹을 받으며 산다.
그 유혹을 덥썩 물어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
일확천금을 노리다 전 재산을 탕진한 사람들.
어른들 조차 쉽게 물리치지 못하는 유혹이란 세상에 차고 넘치게 많다. 

안타까울만큼 요행없이 성실하고 이성적인 정인은 유혹속에서도 
결국 햇볕같은 친구 재아와 사랑하는 할머니에게로 돌아와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응달에서도 꽃은 피니까요.'라는 작가님 말씀처럼
마침내 정인은 향기 가득한 꽃을 피웠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클로버 꽃을 본 적이 있는지?
크고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그 향을 맡아보면 그윽하면서도 고급스런 향에 놀라고 만다]

#클로버 #소설클로버 #나혜림 #창비청소년문학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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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으로 시작하는 짠순이 재테크 습관
윤정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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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 또하고, 또하고 반복적인 이야기로만 가득하고.. 두서가 없어요.
이미 대다수 아는 이야기의 반복.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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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 : 이 정도면 충분해
제프 시나바거 지음, 이지혜 옮김 / 옐로브릭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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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냉장고 비우기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내가 가진것에 대한 지나침을 깨닫고, 지구마을 사람들과 공생하려는
고민이 생기게 만드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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