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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 청춘의 아름다운 방황과 불안에 대하여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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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몽상가들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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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 좋은 이유는 꼭 앞에서부터 읽지 않아도 되기때문이다.


이우 작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113쪽을 먼저 읽어보길 바란다.

처음 작가의 필명을 듣고 이우 왕자...? 덕혜옹주에서 이우 왕자 역으로나온 고수 정말 잘생겼었는데... 하며 의식의 흐름으로 딴 생각하다가 이우(異愚)라는 시를 보고 필명의 뜻에 대해 알게되었다.


유일한 어리석음.


돌아가서 처음부터 읽어봤다.

시의 문단구성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제목 아래 기-승-전, 넘겨서 -결의 형태로 읽혀졌다.

읽는이로 하여금 책장을 넘기고 싶도록 잘 만들어진 것 같다.

표지의 일러스트는 @He9ine 작가님이

디자인은 이우 작가님이라고 쓰여있는데 의도하신걸까?

천재만재 이런 디테일 너무 좋다.

(나의 망상이라면 어쩔수 없고🤷‍♀️)


책을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몇 구절을 소개하자면


<17p 별빛에 취해 中>

별빛에 취해깨달았다. 나에게 날개도 동풍도 없었다는 것


무언가에 취해, 신기루를 향해, 쉼없이 노를 젓는다.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은 계속 빛나고 바라보는 이를 꿈꾸게한다. 마음 속에 동풍이 불어온다. 바람을 타고 노를 저을 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조류에 휩쓸려 제자리라는 표현이 어떤 의지로라도 좌절되는 현실을 표현한 것 같다.

작가는 신기루라 지칭하는 '자아와 사랑'을 향해 여행을 떠나 여러 기록을 남긴듯하다.

청춘이 청추에 다다른 여행 속 여독은 없는지 안부하고싶다. 



<37p 부끄러움 中>

감추지 않으면 너무나 부끄럽기에 내가 되지 못한 나, 그것이 가장 부끄럽다, 

감춤의 시작은 열등감일까 동경일까

뒤엉킨 자기 표현 중에 내것이 무얼까



<78p 지진계측기 中>

지진계측기가 요동치며 기록한 세상의 진동,

마침내 종이 위에 그려진 기괴한 그림

이건 세상의 그림이 아니라, 나의 자화상이라는 것을 

계측기가 요동치며 만들어낸 수많은 떨림들로 나의 자화상을 그려나간다는 표현이 좋았다. 

책 표지의 일러스트로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작가의 말 중 여러 철학가를 닮은 자신의 묘사가 인상적이였다.


"나는 스스로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관조하는 인간이라 여겼다. 사상적으로는 니체의 허무주의에 빠져, 심리학적으로는 칼 융의 자기화의 과정에 몰두해, 문학적으로는 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 소설과 20세기 미국의 비트적이고 히피적인 소설에 취해 '나'라는 우물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몸담고 있는 현실을 비현실이라 여겼을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보고 듣고 느낀것들을 통해 내가 형성되고 있다. 가끔은 나는 누구일까 그냥 이것저것 흉내내기 바쁜 사람일까 고민해본다. 누가 먼저 정의해둔 길을 걸을 수도 있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그저 엉터리 싸구려가 되고 싶진 않은 마음으로 나아갈 뿐이다.



<12p 시도가 있었다>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시도만 있을 뿐이다.


시도의 경계에서 써내려간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렇게 책의 여정은 시작된다.


 #북스타그램 #경계에서 #이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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