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다연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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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생 선배의 일기장'라고 표현하고 싶다.

살아가며 직면하게 될 상황과 관계에 대해 시선을 확장하고 지레 겁먹어 좌절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이 책은 각 챕터를 읽을 때마다 멈춰서 나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과 저자의 메시지는 꽤 묵직해서 곰곰이 생각하느라 책을 완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책 제목도 그렇고 차례도 굉장히 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집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중국 작가의 번역본인 만큼 비유적인 표현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중국 갬성🤭개인적으로 좋아함)

중간중간 일러스트와 각 파트마다 중요한 문장들이 그려져 있어 중요한 부분을 한 번 더 짚고 갈 수 있어 좋았다.

요즘 긴 문장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나 스스로도 요즘 느끼기에 약간 그런 감이 있어서 저렇게 일러스트와 한 번 더 나오는 구절들은 두 번 세 번 곱씹으면서 읽게 됐다.

그리고 꼭 삽화와 함께 선택되는 글들이 아니더라도 진짜 재미있는 일화들과 작가의 조언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다 읽어보길 추천한다!

원작으로 추정되는 책을 찾아봤는데 평점이 별 다섯 개라니 역시 공감 가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ㅎㅎ

제목만 봐도 번역을 굉장히 잘 하신 게 느껴졌다.

대충 직역하면 '매일 정서가 안정된 성인인 척 연기한다'이런 뜻인데 그걸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라니 내 기준 잘 된 초월번역급인거같닼ㅋㅋㅋㅋㅋ


절반 정도 읽었을 때 잠시 멈춰 돌아보니 공감 돼서 접은 부분이 이만큼이나 됐다.

그 이후로 접은 부분은 그냥 책 전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책이 너덜너덜해졌다.

사실 이 구절보다 이어진 앞장에 나오는 중국 유행어 '가오렁'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진짜로 자기만의 개성을 잃지 않는 사람은 '부러움, 질투, 미움'등 제어하기 힘든 감정들을 잘 처리한다.'라는 말에서 정말 깊은 공감을 했다. 나는 질투와 부러움이 많은 사람이라 가끔 이런 못난 모습을 볼 때마다 고통스러웠는데 누구나 그럴 수 있으니 이 힘든 감정들을 잘 다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자꾸 남을 쉽게 판단하게 되고 함께 오는 괴리감에 스트레스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나나 잘해야지...'하는 생각이 이 구절에 결부되는 것 같다. 실천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여담으로 앞으로는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들이 많아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에 힘썼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가는 또한 분명하게 말한다.

"내가 조언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들을 맹목적으로 과신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당신이 갈망하는 것이 없고, 또 행동으로 끝까지 지켜나갈 수 없다면 그 어떤 조언이다 명언도 헛소리에 불과하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많은 부분이 생소하지 않다. 조언들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도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감정을 건드려 위로만 하려는 게 아니라 한 조각의 지혜를 건네주는 듯하다.

위로는 걱정과 관심,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것들이 해주는 건 줄 만 알았는데 오히려 건조한 말투가 이렇게 위로가 될 줄은!ㄴㅇㄱ

특히 나 같은 사회 초년생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한 번 더 정신 차리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세상에는 매독환주(진주 상자만 사고 정작 진주는 되돌려준다는 뜻으로, 안목이 없어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의미함)와 같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그들이 물건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50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성격 불화가 대수겠는가? 그저 상대방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지고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뿐이다. - P130

내 코가 석 자라서 나를 돌보기에도 벅찬 이 시대에 우리는 그저 스스로에게만 엄격하면 된다. 남들에게 양심적이고 순수하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힘닿는 대로 청렴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가면 된다. - P219

성장은 잔혹한 과정이다. 당신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현실이라는 놈에게 연신 뺨을 얻어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들뜬 마음을 잘 다스리고, 끓는 냄비처럼 변덕이 죽 끓는 태도를 고치고, 홧김에 일을 벌이는 경솔함을 다잡고, 나약하고 비굴한 마음을 다독이며 열심히 노력하라. - P265

부디 차분한 어른이 되자. 속세에 깊이 몰입하면서도 또 초연할 수 있고, 아무런 원망 없이 마음껏 살다가 충만감과 초연함으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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