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의 모자 속에도, 외투 호주머니 속에도, 장화 속에도,
커다란 우편가방 속에도 눈이 내렸다.
어느 날 아침, 펑펑 내리는 눈을 뚫고 텅 빈 바람을 가르고 간신히 날이 밝았다. 신문은 오지 않았다. 기차가 눈 속에 꼼짝없이 갇혔고, 신문은 기차 안에 놓여 있었다.
집배원은 이 마을 저 마을로 오직 눈만 배달했다.
우체국 앞에서 집배원은 장화, 모자, 외투 호주머니, 커다란 우편가방 속의 눈을 비우고 외투 칼라의 눈을 털었다.
그가 날라온 눈으로 우편집배원 눈사람을 만들고도 남았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