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콘텐츠다 - 음악 영화 출판 등 콘텐츠 사업의 미래
마이클 스미스 외 지음, 임재완 외 옮김, 조대곤 감수 / 이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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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업 구상을 해본 적이 있다. 아이템은 못 정했다. 다만 내가 잘 아는, 전문성 있는 분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잘 알지도 못한다면, 잘 하지 못할 것은 뻔하니까. 아이템은 못 정했지만 구조는 생각해두었다. 바로 플랫폼을 만드는거다. 특히 초반에는 무료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유저가 참여하는 구조로 만든다. 그렇다면 초반에는 분명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겠지만, 어느정도 기반이 잡히고 유저층이 탄탄해지면, 알아서 유저들이 정보를 올리게 된다. 웹서비스라면 초기 자본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을거다. 그렇게 사용자를 크게 늘리고 정보를 점점 모아서, 해당 분야에서 정보를 찾고 싶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서비스가 된다. 그렇게 많아진 사용자를 기반으로, 작게는 서비스에 광고들 달거나, 기업의 프로모션을 받아 이벤트를 진행한다. 크게는 파이를 키워 자체제작 서비스나 물건을 만들거나 대기업에 서비스를 판매한다. 사업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이 구조는 꽤나 식상하리만큼 많이 성공해온 구조다. 검색의 대명사 구글,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 아마존, SNS의 대명사 페이스북. 모두 웹서비스로,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지 않았고, 극단적으로 많은 사용자층을 바탕으로 이익을 발생시켰다. 네이버, 카카오 또한 같은 구조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화해'라는 화장품 관련 어플이 이 방법으로 성장하고 있다. 플랫폼을 만들어서 성장하는 것은 이른바 21세기 시대에 성공 공식과도 같다.


<플랫폼이 콘텐츠다>에서는 콘텐츠 산업이 플랫폼의 발달에 의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다룬다. 내가 어린시절만 하더라도 음악은 카세트 테잎이나 CD, 영상은 비디오테잎, CD, DVD로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멜론, 벅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대부분의 음악/영상 콘텐츠는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소비된다. 기존 콘텐츠 산업에서는 단순히 판매처이자 유통업체였을 뿐인 곳이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변한 뒤에는 오히려 콘텐츠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전 시대와는 달리 그들은 손님들이 많이 올 곳에 점포를 차릴 필요도 없고, 재고를 쌓아둘 넓은 공간도 필요하지 않다. 한 번에 전국, 전세계 단위로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얻은 소비자들의 막대한 데이터는 그들이 콘텐츠 생산자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전 과정을 아주 면밀하고 엄밀하게 분석해 보여준다.


이젠 바햐으로 플랫폼의 시대다. 기존 콘텐츠 산업 구조에서 거대 기업, 큰 유통 업체가 힘을 가졌듯, 이젠 플랫폼 기업들이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산의 구조도 변하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최대 다수에게 가장 잘 팔릴만한 안전한 것'위주로 생산이 되었다면, 콘텐츠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서 '적더라도 열정적인 고객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빛을 보게 되었다. 산업 혁명이 소품종 대량생산을 일궈냈듯, 콘텐츠 플랫폼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유도해냈다. 물론 거대해진 플랫폼 기업들이 생산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새로운 문제도 발생했다. 그렇지만 디지털 콘텐츠는 한 번 생산하면 유통이 무한하다. 잘 만든 콘텐츠는 재고부담도, 배송비용도 없이 영원히 팔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거대 플랫폼을 운영할 수 없다면, 반대로 이를 기회 삼아 콘텐츠 제작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콘텐츠를 정교하게 분석하여 원하는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플랫폼이라면, 가치있는 콘텐츠가 빛을 못 보는 일은 없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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