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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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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메일이 왔다. 이 책의 리뷰를 제안하시는 내용이었다. 나는 강한 호기심에 신청했고 며칠 뒤 책이 왔다. 책을 받고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잠을 자기위해 침대에 눕는데 이 책이 갑자기 눈에 띄었다. 그리고 결국 끝까지 읽고말았다.

불길하게 교복 리본이 완벽하게 묶인 아침이었다. 채율은 일명 '무는 남자'에게 물렸고 나흘 뒤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원 네 명이 그녀를 찾아왔다. 천재 안채율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해서 채율이 천재인 것 처럼 호들갑을 떨던 그녀들은 채율에게 탐정단 고문을 맡아달라고 했다. 반 강제로 채율은 승낙해버렸다. 그녀가 들어오고 첫 번째 사건은 '무는 남자'사건이었다. 탐정단 본부에는 선화여고 재학생들의 모든 신상파일들이 자세히 모여있었고 무는 남자에 대해서도 굉장히 자세한 내용을 모아놓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탐정단원들은 무는 남자를 생포한다. 채율이 돌멩이를 던져서 그를 넘어뜨렸기 때문에 병원으로 실려갔고 그 일을 덮기 위해 채율의 담임선생님을 불렀다. 그런데 어째선지 무는 남자는 당당하게 어른끼리 이야기하자고 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채율은 몰래 둘의 대화를 녹음했고 무는 남자는 단순히 인터넷으로 고용되었을 뿐이며 피해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시험보다 누가 진짜 무는 남자일까라는 문제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중간고사 전날 마침내 답을 찾게된다. 진짜 무는 남자는 이사장의 아들이자 연극부 담당 선생님이신 하연준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무는 남자를 만들어 낸 것은 교장선생님이 시험지를 유출하고 있다는 걸 알고 그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하연준 선생님은 채율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다며 그녀에게 중간고사 시험지를 준다. 한참을 고민하던 채율은 교장선생님께 익명으로 시험지 유출을 항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다.

다음 사건의 주인공은 '박세유'라는 선배였다. 그녀가 탐정단 본부로 찾아왔을 때는 채율 혼자 자신에 대해 탐정단들이 적어놓은 정보를 보고있었을 때였다. 그 때 채율은 자신이 탐정단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단원들 중 누군가가 자신의 쌍둥이 오빠인 채준을 욕심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당황해있었기 때문에 세유는 어쩌다가 팔이 부러지고 만다. 처음에는 가벼운 도난사건으로 여겼지만 그렇지 않았다. 세유는 전 남자친구인 창현의 아이를 가졌었다. 하지만 창현의 엄마때문에 아이를 지웠고 자신의 가족을 간절히 바라던 창현은 자신의 엄마와 세유, 낙태수술을 한 의사까지 모두 미워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시신이라도 얻기 위해 의사의 아이를 납치한다. 의사는 창현에게 낙태된 아이들의 유해들을 주고 의사부인은 창현의 요구대로 세유의 휴대폰고리를 빼앗은 것이다. 그 휴대폰 고리는 세유에게 창현이 준 임신복과 함께 들어있던 토끼인형이었다. 나중에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세유는 창현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를 한다. 사건이 해결된 뒤 아이들은 무는 남자 사건과 메일 발송자 사건을 다시 조사하자고 들떠있었고 채율은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그리고 탐정단에서 퇴출당한다.

채율이 퇴출당한 뒤 탐정단에게 주어진 사건은 학교폭력에 대한 것이었다. 자신의 반 아이들이 모두 착하다고 믿고 있던 담임선생님은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자신이 피해자라는 한 학생과 그 학생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몰아가는 나머지 반 아이들. 담임은 점점 다수의 의견에 동화된다. 하지만 탐정단은 채율을 협박해 증거도 조작해내며 사실을 밝혀낸다. 피해자와 아이들은 그 동안 쌓여있었던 모든 감정들을 쏟아낸다. 그리고 갑자기 엄청 친해진 것은 아니지만 서로간의 미움은 제거한다. 그리고 그 사건 덕분에 탐정단은 당당하게 동아리로 인정받고 채율은 다시 단원이 된다.

어느 날 하연준 선생님이 채율을 불러낸다. 자신의 조카인 인기 사진작가 하라온의 사진전에 같이 가자고. 채율과 만난 하라온은 적개심을 가지고 채율을 바라본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불이 꺼지고 하라온이 총에 맞는다. 어쩌다 채율이 용의자로 몰리고 이 사실은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진다. 채율 때문에 진범을 찾아내려는 탐정단들은 조사를 하다가 이 사건이 자작극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아직 고등학생인 하라온이 군대에 가지 않기위해 이러한 사건을 퍼뜨렸음을. 이 사건을 통해 하라온은 채율을 좋아하게되고 탐정단에게 한 사건을 의뢰한다. 의뢰를 받아준다면 자신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가겠다며.

그가 의뢰한 사건의 피해자는 최미래. 선화여고 출신이었으며 자살했다. 그리고 연극 연기와 대본쓰는 것에 굉장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유명했다. 그리고 사건의 용의자는 하연준. 하연준에 대해 알기위해 채율은 연준에게 진정한 배움을 받기로 한다. 그리고 배움을 받으며 최미래 뿐만 아니라 그의 총애를 받았던 다른 학생들의 심경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자살했다. 그리고 결국 사건을 밝혀낸다. 연준은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어린 딸을 잃었다. 그 음주운전자는 미래의 아버지였다. 연준은 미래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난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골라내 그녀들에게 실험한다. 그리고 미래 또한 결국 자살을 한다. 하지만 미래는 자살하기 전에 대본을 남긴다. 연준은 사실 진짜 제자들을 키우고 싶었던 것이라고. 자신이 죽음을 택한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당신이 자신을 사랑하게 됐기 때문에 자신을 살리려고 했던것을 안다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진지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각각의 캐릭터들이 너무 독특하고 재밌었기 때문에 섬뜩하다기 보다는 귀여웠다. 또한 이 탐정단이 사건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우정, 가벼운 러브라인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재미가 더 했던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이런 책을 접해볼 일이 없었을 텐데 정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덕분에 미스터리, 추리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 목차 제목들이 너무 독특해서 처음에 더 관심이 갔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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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금지 리스트
레이철 콘 외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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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미와 일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거의 모든 것을 해온 사이이다. 일리는 나오미에게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밝히고, 나오미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과 일리가 결혼할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산다. 일리는 나오미의 장단을 적당히 맞춰주지만 두 사람이 결혼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있다. 나오미와 일리는 나오미의 전 남자친구인 두번째 브루스(나오미가 그를 그렇게 불렀다.)가 애인이 되고 나오미에게 그 사실을 숨긴 일로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 나오미는 일리가 두번째 브루스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번째 브루스를 질투한다. 하지만 일리와 점점 떨어져 있으면서 일리와 자신은 결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가브리엘과 애인이 된다. 두 사람은 '가깝다.'라는 말을 제대로 깨닫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응원한다.

 나오미가 멋지다. 그녀는 그녀의 엄마가 더 이상 누워만 있지 않고 새출발을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단순히 일리때문에 들어갔던 대학에서 자퇴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고 한다. 그녀는 멋진 남자친구 가브리엘을 얻었고 진정한 친구로서 일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친구의 사랑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마냥 멋진 것 만은 아니다. 그녀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항상 거짓말을 한다고 스스로 고백했고 판타지를 선택했다. 이제 그녀가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가브리엘과 나오미의 사랑도 귀엽다. 가브리엘은 나오미를 위해 CD에 노래들을 녹음해 준다. 나오미는 가브리엘이 녹음해준 노래들을 듣고 가브리엘에게 또 녹음해준다. 가브리엘은 자신과 나오미의 음악적 취향이 맞지 않는것에 처음에는 좌절했지만, 나오미가 자신을 위해 공부해주고 또 보답으로 노래를 녹음해준 것에 대해 감동받는다. 두 사람이 계속 사랑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리와 그의 연인 브루스도.

 '가깝다.'는 말은 완전히 똑같지도 소울메이트도 아니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도달할 수 있는 궁극적인 지점이라고 한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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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2 - 콜드스틸 원정대
이우혁 지음 / 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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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마록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1권은 그냥 재밌었는데 2권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또 더 인상깊었던 것 같다.

 듀란은 울프블러드 왕국의 왕자이지만, 형인 올란과 아버지 뒤보아 왕과는 달리 용맹하거나 무예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자신에 대해 자신 없어하고 그래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만, 자신보다 작은 동물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그런데 듀란의 나라인 울프블러드가 이글펠 콜드스틸 왕국의 크롬웰과 전쟁을 하게되고, 그래서 궁전에 듀란과 듀란의 시중을 들어줄 병사, 하녀 조금만 남게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령관 쿠르베 장군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돌아오는 것을 본 백성들과 궁전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난을 가게된다. 듀란은 쿠르베 장군의 말을 통해 크롬웰의 군대가 단순히 병사들이 아닌 골렘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왕실 마법사 플로베르의 말을 통해 크롬웰이 컨쥬르 에땅셍 즉 어둠의 마법을 썼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들이 골렘을 물리칠 방법을 찾으려다가 결국 좌절하고 있을 때 골렘들이 쳐들어온다. 듀란은 너무 두려워져서 도망가다가 지하실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고타마를 만나게 된다. 듀란은 죽을 수도 있는 순간에도 고타마를 살리기위해 고타마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하고, 고타마는 듀란에게 자신의 힘을 알려준다. 듀란은 골렘을 물리칠 수 있는 마법검을 상상하고 고타마는 벽에 걸려있던 낡은 검을 마법검으로 바꿔준다. 그래서 골렘들을 물리친 듀란. 그 다음에는 원한이라는 힘으로 적들을 물리치지만 점점 더 강한 힘을 상상해야한다는 규칙때문에 점점 골치가 아파진다. 듀란은 크롬웰을 물리치기 위해서 플로베르, 줄리앙, 까미유, 스탕달, 자끌린과 함께 콜드스틴으로 쳐들어간다. 숲 속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그들은 아주 힘든 길을 가야했고 가다가 듀란은 성녀 자끌린이 어렸을 때 숲 속에서 동생 루이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들이 숲 속으로 가는 동안 거인족인 테트리아곤족을 만나서 죽을 위험에 빠졌지만 듀란이 고타마의 힘으로 그들에게 양심을 찾아주게 되고, 그들은 듀란과 일행들이 콜드스틴으로 갈 수 있게 도와준다. 그들이 콜드스틴으로 도착해서 크락수스라는 괴물과 다른 많은 온갖 마물들과 만나게 되서 듀란은 결국 고타마의 힘을 쓰지 못하고 쓰러지지만 친구 듀란이 이렇게 지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던 고타마는 결국 듀란이 말하지 않았음에도 우정의 힘을 주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고타마는 헤어지면서 듀란에게 사랑의 힘을 주며 떠난다. 듀란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아껴주는 것을 깨달으며 플로베르의 제자 몇 명과 자끌린과 함께 크롬웰을 만나러 간다. 그런데 크롬웰과 마주했을 때 자끌린이 스파이였다는 것을 알게되어 배신감에 휩싸이지만 크롬웰이 루이로 자끌린을 협박했음을 알게되서 자끌린을 이해한다. 그리고 크롬웰과 대화를 나누면서 크롬웰에게 사랑의 힘을 썼다가는 크롬웰의 힘만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의 힘을 밖으로 보내버린다. 크롬웰은 자기애가 너무 심해 악마보다도 더한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듀란은 고타마의 힘으로 크롬웰을 물리치지만 산산조각나 버린 자신의 가족들을 보고 자신이 콜드스틴까지 온 것은 크롬웰을 물리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서였음을 깨닫게 되고 다시 돌려달라며 소리치다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듀란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는 일치하지 않는 여러 기억때문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고타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을 보고는 스스로를 이겨내기 위한 원정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고타마는 굉장히 두꺼운 책이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하다거나 너무 두꺼운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고타마를 읽으면서 이렇게 좋은 선물을 줄 친구가 있는 듀란이 부럽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듀란이 약한 사람들에게 진짜 좋은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었기에 상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나 자신을 이겨내는 사람이 되고싶다. 그렇지만 사실 듀란처럼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Greetings, Duran! 안녕, 듀란!

Oh, our dearest son and brother! 아,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이자 형제여.

Try to believe in yourself. - Father 네 자신을 믿어라. - 아빠가.

All things depend on your mind. - Mother 모든 건 네 마음 먹기에 달렸단다. - 엄마가

Make yourself better than yesterday! - Brother 어제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해! -형이

All yours sincerely. 진심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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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왕눈이 아저씨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7
앤 파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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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서 가장 상냥한 아이인 헬렌이 수업시간에 갑자기 뛰쳐나갔고 선생님은 헬렌과 가장 친한 친구인 리즈가 아닌 키티를 헬렌을 달래기 위해 보낸다.

키티는 선생님이 왜 자신을 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헬렌을 쫓아간다. 하지만 곧 헬렌의 엄마가 헬렌이 싫어하는 아저씨와 결혼하려고 한다는 걸 깨닫고는 왜 자신이었는지도 깨닫는다. 그리고 벽장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엄마의 남자친구인 왕눈이 아저씨에 대해서.

키티가 아저씨를 싫어한 것은 단순히 엄마의 남자친구이기 때문은 아니였다. 전에 엄마의 남자친구였던 사이먼 아저씨는 좋아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왕눈이 아저씨, 즉 제럴드 포크너 아저씨는 쉰이 넘었고 엄마의 옷차림에 대해 간섭하고 키티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키티는 처음에는 그냥 마음에 안 들었던 아저씨가 나중에는 아주 끔찍해졌다. 그런데 키티와 주드와 엄마와 아저씨가 함께 핵무기 반대 운동에 갔을 때(아저씨는 그들과는 정반대 입장이긴 했지만 함께 있고 싶다는 이유로 함께 간 것이다.) 엄마가 화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체포돼 간 후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왜 그렇게 아저씨를 싫어했는지 이해가 되지않았다. 아저씨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철조망 한 가지씩 자르는 것 보다 좋은 옷을 입고 번화가에서 시위를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항상 설거지를 하지 않았던 주드에게 설거지도 시켜주었다. 그런데 그날 밤 엄마가 경찰서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가 아저씨에게 무척 화가 나 큰소리로 따졌고 아저씨는 그냥 그렇게 집으로 가버린다. 엄마는 아저씨에 대해 다 잊은 척 하지만 그리워하고 있고 주드도 아주 많이 그리워하고 있고 심지어 키티조차 아저씨를 그리워했다. 엄마는 재판에 대해 열심히 반론하는 연습을 하다가 지쳐 그냥 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물기로 결정했는데 그 날 키티가 집에 왔을 때는 아직 집에 없었다. 키티는 엄마가 너무 걱정됐고 너무 외로웠다. 하지만 제럴드 아저씨가 엄마의 법정에 갔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는 법원에서 아주 기분 좋게 돌아왔다. 그리고는 제럴드 아저씨가 와서 너무 당황한 바람에 아주 멋진 연설을 했고 공소가 취하됐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초대했다. 아저씨는 집으로 와서 항상 그랬듯이 레몬주스를 만들어주었다. 이제 키티는 아저씨와 엄마가 결혼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은 헬렌을 다시 신나게 살고 있다.

뭔가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어느 순간 나도 또다른 헬렌이 되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헬렌은 아마 공감하고 또 궁금해하면서 이 이야기를 들었겠지? 키티는 아주 일반적인 아이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엄마의 남자친구에 대해 잘 받아들인 것을 보고는 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키티는 정말 이야기를 잘 하는 것 같다!! 이런 책을 읽게 돼서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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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언덕
한나 얀젠 지음, 박종대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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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잔

잔, 너는 가족들을 모두 잃었어. 단지 투치족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말이야. 너는 사촌들과 함께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너의 여동생 테야와 사사건건 경쟁을 하기도 했고 오빠 장도와 재밌는 장난을 하기도 했어. 그런데 그 행복했던 시간들은 후투족들이 투치족을 학살함으로써 무참히 깨졌지. 이웃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철저히 적이 되어있었어. 그들은 목숨을 위협하며 투치족들의 재산들을 강탈했지. 결국 너는 가족들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았어. 나쁘고 무서울 거라고 생각했던 반군들은 후투족들을 살해하고 너희를 구해줬어. 하지만 너는 그들도 후투족들이 남기고 간 재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걸 보고 가해자와 피해자만 바꼈을 뿐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했어. 잔, 네가 독일에 살던 이모 덕분에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가족들이 생긴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 넌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네 곁에 너를 사랑하고 너만큼 너의 상처를 아파하는 가족들이 있어서 넌 점점 네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될거야. 잔, 넌 죽음을 이긴 아주 강인하고 대단한 아이야. 그러니까 꼭 행복해 지렴.

이 책을 읽고 생각난 건 '까마귀의 여름'의 헨리가 생각났다. 헨리는 전쟁 때문에 가족을 잃고 군인이 되었다. 그리고 잔은 민족 대학살 때문에 가족을 잃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자격따윈 없는건데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인 것 같다. 거기다 잔 같은 경우는 자신과 다른 종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였다. 보기에는 구분도 못하는 그 종족 때문에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인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었다. 잔은 후투족에게 강인하게 맞섰다. 어리고 약한 여자아이였는데도, 굴복하지 않았고 끝까지 살아남았다. 잔이 좋아했던 제임스조차도 자신의 집에 있는 마리 앙젤라 나무를 마음대로 이용하는 걸 보고 세상에 완전히 질렸을 때, 나 역시 이 세상에 완전히 질려버렸다. 하지만 지금 잔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세상에 나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도 전혀 지겹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잔의 심정이 되었고, 잔의 이야기를 잔에게서 직접 듣는 것처럼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원래 이런 책은 재미 없을 거라는 내 편견이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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