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카 세븐틴 1
야마자키 사야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매년 엄청난 만화를 "발견"한다. 재작년에 "BECK"이 그랬고, 그 전엔 "피아노의 숲"이 있었다. 작년엔 "노다메 칸타빌레"를 발견했다. 내가 맨처음 만화를 읽기 시작했던 시절에는 "TOUCH"도 그 중의 하나였다. 적어 놓고 보니 일관된 흐름이 있다. 천재..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면서도 뭔가 다른 매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하루카 세븐틴"도 그렇다.

하루카는 대학 졸업을 앞둔 여대생이다. 공부에 힘썼고.. 그래서 보통 또래의 여자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유명인을 유도선수인 "코가"로 정했을 정도.. 그러나 취업의 현실은 냉혹했고, 어느 곳에도 직장을 얻지 못한 그녀가 실수로 연애 기획사에 아이돌 배우로 인터뷰를 하게 되고.. 우여 곡절 끝에 나이를 다섯살이나 깎은 뒤 그 길을 간다는 이야기이다.

황당하고 기발한 설정이다.

우선 이 만화의 포인트는 그 과정에서 뭔가 다른 주인공만의 매력 묘사가 끝내준다는 게 하나다. 집지에 실릴 두 페이지 사진을 찍을러 갔다가 네 페이지로 어느새 여덟 페이지로 그리곤 여덟 페이지에 표지로 승격되는 과정은 우스우면서도 생기넘치며 인상적이다.

여기에 항상 꽃남방을 입는 기획사 사장..( 이 남자는 뭔가 비밀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쉽게 연애계에 적응을 못하는 주인공 하루카.. 어리숙한 직원.. 게이 매이크업 아티스트 등 모두 선량하면서 개성있는 캐릭터 또한 일품이다.

이 만화를 그린 작가는 초능력 소녀가 나오는 엄청남 흡입력을 지닌 만화 "나나세"(이건 매우 현실적인 SF물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같은 작품도 그리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홈 코메디 "도쿄가족"을 그리기도 했으며, 좀 특이한 학원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 걸"을 그린 작가이다. 매우 일관되지 않은 작품 경향이지만 하나같이 매력이 넘친다. "하루카.." 이외엔 "나나세"를 추천한다. 비록 4권뿐 이지만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모두가 5권 앝밖의 중편 수준인데 "하루카.."가 롱런하기를 팬으로서 바랄뿐이다. 만화를 읽고 들어와서 벌써 새벽 세시다. 만화 하나가 이렇게 나를 깨어있게 하다니..

요즘 "데스노트"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데스노트"에 버금가는 재미와 작품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일상적 삶을 묘사함으로서만 얻을 수 있는 잔잔한 감동까지 준다. 내일 당장이라도 읽는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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