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대승철학
김형효 지음 / 소나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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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효 교수의 저서 <원효의 대승철학>은 원효의 핵심 저술인 <금강삼매경론>과 <대승기신론 소·별기>를 바탕으로 원효 사상의 구조를 존재론적 혁명과 마음의 대전환으로 풀어낸 역작이다. 


저자는 원효의 대승사상을 본질적으로 ‘마음 혁명’이자 ‘존재론적 혁명’으로 규정한다. 인간이 이기적 자아(我)에 갇혀 세상에 자기 생각을 덧씌우는 ‘무명(無明)’을 깨부수고, 아집의 소멸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마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맑고 깨끗한 마음인 '심진여문'과 변화무쌍한 현실인 '심생멸문'이 결국 ‘한 마음(일심)’의 두 얼굴임을 강조한다. 이는 서구 철학의 택일적 이분법을 넘어선 ‘이중성의 중도’로 해석되며, 둘을 융합하되 하나로 획일화하지 않는 원효 고유의 화쟁 사상을 논증하고 있다. 


원효의 사상을 관념에 가두지 않고 신라 지도층에게 사심을 버리고 공평하게 대할 것을 요구했던 실천적 사유로까지 이끌어낸다. 


김형효 교수는 박종홍의 논리철학적 접근이나 이기영의 교학적 접근 등 기존 불교학계의 전통적인 해석 틀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있다. 


실존주의, 구조주의, 마틴 하이데거와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를 종횡무진 섭렵한 저자는 서구 구성주의 철학이 지닌 대립과 분열의 한계를 극복할 열쇠로 원효를 제시한다. 


1,400년 전의 박제된 불교 교리가 아니라, 21세기 인류의 본원적 불안과 한반도의 분열 현실을 치유할 수 있는 ‘살아있는 현대 철학’으로서 원효의 유효성을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저자는 서양의 존재론적 언어와 동양의 마음 철학 언어를 유연하게 톧섭하는 서술 형식을 취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데리다의 ‘차연’ 개념이 원효의 ‘일심’ 및 ‘연기’와 만나는 서술 방식은 신선한 지적 충격을 주는 부분이다. 


텍스트를 단순 번역하거나 자구에 연연하지 않고, 절대적 실체를 부정하며 쌓은 것을 비워내는 ‘해체주의적 구조’에 맞춰 원효의 문장을 재구성해 내는 것도 대단하다. 원효 사상의 뼈대를 매우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요약하여 전달하는 책이다. 


다만 서양 철학적 개념을 빌려 원효를 설명하다 보니, 불교 고유의 수행론이나 전통적인 교학 체계(유식·중관) 맥락이 서구식 존재론 프레임에 다소 과도하게 재단되었다는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고전이 때로는 서양철학의 시선으로도 얼마든지 해석되고 음미되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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