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새를 전부 총으로 쏘아죽일 필요는 없다. 둥지나 먹이를 일정 이상 빼앗아버리면 절로 떨어져 죽기 마련이다. - P99
짙고 서늘한 공기는 깊은 정적에 감싸여 있다. 이따금 잣까마귀의 까악 소리, 난쟁이올빼미의 나직한 휘파람, 늑대의 울음이 잠시정적을 깨지만 숲은 이내 고요를 되찾는다.숲 바닥에 태곳적부터 쌓여온 낙엽이나 나무 등이 풍기는 향긋한냄새는 비옥함이 원래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는 듯하다. 비알로비에자 숲의 풍부한 생명력은 전부 죽은 것들 덕분이다. 땅 위에 있는 유기물 덩어리 중 거의 4분의 1은 나름대로 썩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 P24
우리는 파국의 조짐이 주는 공포에 질리지 않도록 그것을 간단히 부인하거나 무시해버리는 성향이 있는데,그런 성향에 워낙 오랫동안 길들여진 탓에 서서히 망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