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에게 물어봐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누군가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고민은 또다른 고민을 불러오게 만든다. 친구들에게 털어놓는 것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냥 부끄러워서 털어놓지 못하고 애인에게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가지기에 고민을 털어놓기가 꺼림직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찾는 사람이나 곳은 바로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타인(심리 상담사나 의사)이 되게 된다. 만약 고민을 털어 놓는다 해도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람에 따라 고민해결의 만족감은 천차만별이라서 괜시리 털어놓았다가 감정만 상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아무에게나 나의 고민을 털어놓기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서은영의 네번째 책인 [베티에게 물어봐]는 이런 고민에 빠진 나에게 작은 위안과 해결을 제시해주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책이었다.   그 분야가 여러가지가 아닌 특정분야에 제약되어있지만 그 속에서 보여주는 고민 해결방식은 많은 생각을 하게끔 도와주었다. 4가지분야(스타일, 사랑, 직업과 인간관계, 생활스타일)로 보여주는 질문은 각 개인이 느끼는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고민되는 부분을 오랜 경력과 경험으로 똘똘 뭉쳐있는 서은영(영어이름 베티)에게 묻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으며 중간중간 심각할 수 있는 질문과 답변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부드럽게 조화시켜주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체적으로 많이 주관적이지도 감정적이지도 않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려고 하는 부분이 많이 보였다. 질문에 대한 고민을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어 고민을 가진이에게 똑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공감시켜주고 그 공감속에서 깨달았던 것을 강렬하게 표현해내려고 노력하는 글들이 읽는 내내 많은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게 한 것 같다. 

질문의 본질을 꾀뚫어보는 베티만의 날카로운 답변 또한 대단해보였는데 [85p 콤플렉스로 인한 스타일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그녀는 스타일 소개로 답변하기 보다는 콤플렉스를 극복해야하는 본질을 답해주고 있는 것이 겉으로만 고민을 해결해주려는 단순한 모습보다는 속을 잘 이해하려는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111p 면접때 입고 나가야할 스타일에 대한 질문]에서는 옷을 잘 입는 것의 의미를 그 사람의 융통성과 센스를 발견할 수 있는 또다른 모습이라고 말해준다. [185p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에 대한 질문]에서는 남자의 심리적 부분을 이해시키고 자신을 더욱더 가꾸라는 응원과 격려가 흔히 고민에 대한 남자친구 험담에 그쳐버리는 해결책보다는 더욱더 힘을 실어준다. 

질문하는 사람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점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 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그 고민을 남성도 같이 해볼 필요가 있음을 인지하게끔 한다. 여성의 질문속에 마치 베티가 여성고민상담소 소장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로 고민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글들은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고민해결바이블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들은 공감대가 없느냐? 그렇지도 않다. 각 분야별로 보면 질문자만 여자일 뿐 동년배의 남자들도 가지고 있을 만한 질문들도 많이 있고 답변해주는 내용 또한 성별에 관계없이 많은 부분들이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특정 질문에 대한 베티의 팁 또한 이 책에서 드러나는 고민의 공통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단, 글씨크기가 크지가 않아서 조금 더 책을 집중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점은 안타까움이 든다. 어쩌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글씨크기를 줄인 것일 수도 있고, 그런 팁들을 지나치지 말고 집중해서 알아둬야한다는 깊은 뜻이 있을 수도 있다. 스타일법, 수영복선택, 진고르기, 책 추천, 음악 추천등 소소할 것만 같지만 많은 노하우가 들어있다는 것을 보면 볼수록 느낄 수 있다.

남자에게는 누나같은, 여자에게는 언니같은 친근함으로 고민을 해결해주는 그녀의 글들은 여러고민을 가진 고민남녀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 또한 책에서 보여지는 고민을 가진 이가 있다면 내가 해결하기 보다는 이 책을 선물해줌으로써 그 해결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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