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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정원 ㅣ 뫼비우스 서재
서미애 지음 / 노블마인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한남자가 한여자를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서서히 그 여자곁으로 자신의 영혼을 넣으려한다.
그리고 두 손은 생명의 밧줄을 조금씩 칼로 자르듯 여자의 목을 압박해 온다.
책의 서두는 한남자의 첫번째 살인을 작은 털끝으로부터 손끝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감정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표현한다. 그 표현이 너무나 강렬해서 읽고 있는 나 마저도
마치 살인자가 된 듯 온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아련하게 다가온다.
살인의 상징물이 된 미키마우스 인형을 뒤로 두고 형사들의 역할이 시작된다.
강력계를 맡고 있는 강형사와 과학수사대를 맡고 있는 이형사, 지검시관
강형사는 8년전 첫피해자가 된 여학생에 대해서 후회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조금은 까칠한 성격일 지녔다. 이형사는 철두철미하면서도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우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검사관은 강형사를 오래동안 지켜보면서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고 언니의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세명의 주된 형사들의 이야기가 사건을 풀게된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안 형사의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심리적 묘사 그리고 언론과의 관계등을
적절히 묘사해줌으로 인해서 단순한 살인사건에 치중하지 않고 경찰과 관련된 여러지식들을
직,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범인은 누구일지 의문을 품게
한다. 살인 하나하나 시간과 장소를 적절하게 배치시켜놓고 독자를 우롱하듯이 의문점만
깊게 쌓이게 만든다.
마지막에 이르러 범인의 윤곽이 밝혀지고 내가 생각한 사람은 단순한 에피소드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범인을 속일정도로 교묘히 속인 이야기는 나중에는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다. 당연히라고 생각했던것이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되었을 때는 추리라는 문학의
매력에 이미 풍덩빠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복선과 속임수를 나열하여 독자를 속인 작가의 교묘함이 책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어서 손에 책을 놓을 수 없게한다.
범인을 알게 된 후에 떠오른 앞부분들은 다 이유를 가지고 있음을 나중에 느낄 수 있었다.
무서우면서도 소름돋는 살인자의 생각과 행동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섬뜩함
마저 들게 만든다.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살인자, 그 사람이 하는 행동하나하나에 오감을
곤두세우며 마치 책속의 살인자가 내 옆에 있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마저 들게한 인형의 정원
오랜만에 읽은 추리소설이라서 더욱더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고 이제는 책속의 내용이 아닌
세상속의 이야기라서 현실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