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알면 보이는 것들 : 서울편
박혜진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 근래 유럽의 역사와 미술사에 푹 빠져 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었고,

프랑스 파리에 다녀오며 그 도시 곳곳에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미술관과 역사적인 공간을 보며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찾아보니 서울에도 생각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역사가 많았고 그러던 와중에 이 책 제목을 보고 당장 읽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문화유산, 알면 보이는 것들. 서울편."



사실 서울에서의 역사라고 한다면 고조선 시대와 고려, 조선시대의 역사 외에는 쉽게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400P가량을 선사시대와 고구려,신라,백제, 발해와 더불어 현대사까지 균형있게 나누어 정리되어있다니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시대와 다양한 국가의 역사가 서울에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고, 이렇게 가까이에 있을 줄 몰랐다.  꼭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역사라니 그간 내가 너무 무심했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고 연대별로 외우는 책의 느낌이 아니라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이 곳은 어떻게 발굴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를 연결하여 설명해주니 먼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미래까지 지켜내야할 소중한 것들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느낌이랄까.



사실 내가 그동안 접해왔던 역사관련 서적과는 조금 다른분위기였다. 

어려운 단어나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런 글이 아닌 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가족얘기와 사진,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짧은 글들이 솔직히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평소에 책을 읽기 어려워했던 사람이나 어린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지하철 역 이름, 길가에 세워진 표지판, 동네에 우뚝 솟아있는 평범한 산과 공원 - 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조금씩 움직여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라하 이야기 - 천년의 시간 속으로 떠나는 스토리 여행, 개정판
RuExp 프라하 팀 지음 / 지혜정원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머니를 모시고 패키지로 동유럽 여행을 떠날 때만해도 프라하는 엄청 기대되는 도시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인들이 극찬하던 프라하에 대해 남다른 추억은 남기지 못한채 카를교를 걸었던 기억과 몇장의 사진만이 다녀왔다는 기록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나는 여행할 때 예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아는하지만 최우선시하는건 지금 내가 보는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그 관점으로 봤을 때 이 책은 정말 최고의 여행책인 것 같다.

첫 시작은 역사적 줄기와 연대표를 정리해두어 대략적인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리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간단히 위치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도가 있는데 이 책의 목차가 지도에서 표시된 숫자와 일치한다. 한마디로 이 책의 순서대로 가면 최적의 동선으로 프라하를 샅샅이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같은 길치는 이 지도를 활용할 수는 없겠으나 인터넷 지도의 힘까지 빌리면 적어도 동선이 꼬이거나 헤매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해본다.)

미술작품 하나를 보아도 어떤 배경에서 그려졌는지 이때 작가가 처한 상황이 어땠기에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가를 알고 보면 더욱 재밌는데 이 책은 프라하라는 도시의 구성부터 왕권이 어떻게 이동하여 어떤 건물이 지어지고 그때 유행하던 양식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사건으로 무엇이 소실되고 어떤식으로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하게되었는지 너무 상세하게 들려주고 있어 프라하에 푹 빠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야사도 곁들이고 있어 소소한 재미까지 챙기는데 더욱 맘에 드는 것은 이런 야사가 그때 당시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또는 소문의 진실이나 거짓을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해주니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쓴 프라하 팀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높아져버렸다.

 단순히 이 곳은 ~하던 곳, 이라는 간략한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로 소개하다보니 재미있으니 훨씬 각인이 잘 되는 것 같다.

 만약 나처럼 프라하를 장기적으로 가려는 사람이 아니라 유럽 여행 코스로 몇일 동안 있을 사람도 꼭 이 책을 다 읽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책을 다 읽고나면 물론 프라하에 몇 일만 머문다는게 말도 안되게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적어도 꼭 보고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시작하니까. 그리고 초반에 나오는 건축 양식에 대한 이야기는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건물 이야기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무슨 양식인지 맞춰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아주 후련했던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천문시계와 카를교이다.

천문시계에 대해 너무 간략하게 얘기를 들어서 대단한 시계라는 설명이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보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그리고 자유시간으로 카를교를 걸었는데 그 수많은 성인상들이 누구를 표현하고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아쉬움으로 가득찼었는데 궁금했던 역사와 이야기를 읽고나니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의미없게 그냥 버스타고 이동하며 지나가던 도시가 아니라 다시 가야할 이유가 생겨버린 도시가 되었다. 가까운 시간 내에 자유여행으로 어머니와 함께 다시 프라하를 가려고 했는데 뜬구름이 아니라 꼭 다시 모시고 가서 자세하게 안내하고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 느끼고 돌아오고 싶어졌다.

 버스타는 법이나 숙소 예약하는 법, 체코어 몇마디 - 이런 것은 없지만 프라하를 통째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이 책이야말로 정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 - 빈센트의 영혼의 초상화
랄프 스키 지음, 이예원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처음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본 것은 풍경화였다.

'별이 빛나는 밤'과 '까마귀 나는 밀밭'을 시작으로 나는 빈센트라는 화가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내가 정신적으로 지치고 방황하던 시절에 그의 작품을 만난건 공감하고 위안을 받기 위한 운명적인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처음 빈센트 관련 책을 구매한건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것이었다. 재밌게도 당장은 그의 더 많은 그림보다 그의 배경이 궁금했고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땐 내가 겪는 이 고난의 위로를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라면 이해해 줄 것만 같았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빈센트에 관련된 책을 몇권 읽고 또 정물화와 자화상을 보고 거기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접하게 되며 살아생전 인정을 받았다면 그에 대한 기록이 좀 더 많이 남았을텐데 - 라는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요 근래엔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빈센트보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다양한 작품들을 즐기던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 이라니.

일단 자화상으로 익숙했고 몇몇 그림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내겐 당연히 읽어야만 하는 책 같았다. 그리고 다 읽은 후엔 내가 너무 에피소드나 그의 아픔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저 자화상이 많은 화가라고만 생각했는데 '현대적 초상화' 라는 것에 이렇게 사명감을 갖고 있는줄도 몰랐고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그린 줄도 몰랐다.

책은 네덜란드, 파리, 아를, 생 레미 드 프로방스, 오베르 쉬르 우와즈 등 빈센트가 머물렀던 곳을 기준으로 그림을 나누었으며 그때 모델들과의 관계, 상황 및 심리 상태에 대하여서도 다루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빈센트의 그림에 표현되었는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며 어떤 기법을 수용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타냈는지 보면서 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렇게 발전 시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그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다녀오며 첫사랑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던 빈센트를 진행형으로 이끌어오게 되었다면 때마침 만난 이 책을 통해 좀 더 열렬한 사랑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

너무 아프기도 하지만 설레이며 읽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aek Seok: Poems of the North ( + ): A View Into the Lives and Culture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Hardcover)
Baek Seok / EXILE Press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백석이라는 시인은 참으로 오묘한 존재이자 흥미로운 시인이었다.
 백석 시인에 대해 듣거나 검색하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이야기가 ‘잘생긴 시인’ 이라는 설명과 ‘방언을 즐겨쓰면서도 모더니즘을 수용한 시인’ 이라는 것인데 후자가 내겐 참으로 난해하면서도 재밌는 부분이었다. (오죽하면 어렸을 때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를 읽은 후 나타샤 때문에 모더니즘이라는 것인가 - 하고 시에서 답을 찾으려 했었다;;ㅎ)

 아무튼 나는 백석 시인의 시에 매력을 느낀다. 마치 할머니에게 듣는 전래동화 같은 느낌을 주기도, 어린 소년의 순수함이 느껴지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때로는 애잔함을 주는데 이것이 애매모호한 느낌이 아니라 삶의 한 가운데서 동감할 수 있기도, 시대를 관통하는 아픔을 더욱 와닿게 하는 힘이 있어 그런 것 같다.
 현실을 초월하거나 추상적인 느낌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이긴 하지만 시를 읽는 동안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파란색으로 되어있는 책의 색과 삽화도 매력적이다. 오래된 책을 새로이 꺼내보는 듯,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 
 
영어 번역도 함께 있어 한번씩 눈길이 가고, 문장이 길지 않다보니 나름 가볍게 영어공부도 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워낙 토속적인 방언들이 많아 최대한 가까운 표현으로 번역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과 한계에 부딪쳤을 것 같다. 그래도 단순하지 않은, 고뇌하며 번역한 것이 느껴져 번역한 사람의 애정이 느껴졌다. 
 
친근한 느낌이 가득한 이 시가 생경하게 느껴지는 세대들도 있겠지만 반면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시라고도 생각한다. 나 역시 전혀 다른 세대임에도 매혹당한 것 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첫 불렛저널
Marie 지음, 김은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난 매년 다이어리를 한 권 이상 쓴다.

어릴 때는 일정 관리 개념의 다이어리가 아니라 그냥 오늘 뭐 했다, 내 심정이 이렇다 라고 털어놓는 대나무 숲 같은 존재였다면 지금은 회사 업무, 일정, 해야할 일 체크, 가계부 모든 것을 다이어리에 기록한다. 그러다보니 너무 정신 없어지는 것 같아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다이어리를 분리하게 되었는데 사실상 두 권 다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좀 미련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불렛 저널.

사실 '불렛저널' 이라는 이름만 어색할 뿐이지 내겐 어린시절 심심할 때 오목두던 종이 -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것들로는 활용하는 법을 깨닫기 어려웠고, 그저 자유롭게 쓰고 꾸밀 수 있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보니 작년엔 달력만 그려놓고 카페 다이어리로 1년을 보냈고 올해 다시 불렛저널에 달력을 그려넣었다.

내가 작년에 실패했던 이유는 기호는 정했으나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몰랐고 언제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할지 틀이 잡히지 않아 난감했기 때문에 결국 불편해서 익숙한 다이어리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 책은 그 동안 내가 했던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쉽게 정리해 두었다.

큰 틀은 심플하지만 사실 내게 필요한 부분을 세세하게 나누어 잊지 않게 체크하는 것과, 중요도를 정해야하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할 일을 구분하는 것 - 등이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이었다.

매번 우선순위를 입으로 외치지만 실제로 실행하지 못하던 내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그저 머릿속으로, 아니면 달력에 뭉뚱그려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적는 것이 내가 잊지 않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그 항목을 진행하고 체크하는 행위가 일을 미루지 않았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 같아 성취감도 꽤 있었다.

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색인 페이지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나는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글귀를 다이어리에 적어두는데 필요할 때 그걸 찾기위해 뒤적거릴 때가 많았다. 그러나 불렛저널은 공간의 제약이 없으니 자유롭게 기록하고 그 페이지만 달력에 체크해두면 된다는 것이 좋았다. 그냥 올해가 지나면 쌓이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정말 나의 기록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열흘이 넘게 불렛 저널을 사용해보고 있는데 그새 내게 편한, 나만의 방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만족한다.

불렛저널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막막한 사람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