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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불렛저널
Marie 지음, 김은혜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난 매년 다이어리를 한 권 이상 쓴다.
어릴 때는 일정 관리 개념의 다이어리가 아니라 그냥 오늘 뭐 했다, 내 심정이 이렇다 라고 털어놓는 대나무 숲 같은 존재였다면 지금은 회사 업무, 일정, 해야할 일 체크, 가계부 모든 것을 다이어리에 기록한다. 그러다보니 너무 정신 없어지는 것 같아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다이어리를 분리하게 되었는데 사실상 두 권 다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좀 미련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불렛 저널.
사실 '불렛저널' 이라는 이름만 어색할 뿐이지 내겐 어린시절 심심할 때 오목두던 종이 -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것들로는 활용하는 법을 깨닫기 어려웠고, 그저 자유롭게 쓰고 꾸밀 수 있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보니 작년엔 달력만 그려놓고 카페 다이어리로 1년을 보냈고 올해 다시 불렛저널에 달력을 그려넣었다.
내가 작년에 실패했던 이유는 기호는 정했으나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몰랐고 언제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할지 틀이 잡히지 않아 난감했기 때문에 결국 불편해서 익숙한 다이어리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 책은 그 동안 내가 했던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쉽게 정리해 두었다.
큰 틀은 심플하지만 사실 내게 필요한 부분을 세세하게 나누어 잊지 않게 체크하는 것과, 중요도를 정해야하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할 일을 구분하는 것 - 등이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이었다.
매번 우선순위를 입으로 외치지만 실제로 실행하지 못하던 내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그저 머릿속으로, 아니면 달력에 뭉뚱그려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적는 것이 내가 잊지 않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그 항목을 진행하고 체크하는 행위가 일을 미루지 않았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 같아 성취감도 꽤 있었다.
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색인 페이지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나는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글귀를 다이어리에 적어두는데 필요할 때 그걸 찾기위해 뒤적거릴 때가 많았다. 그러나 불렛저널은 공간의 제약이 없으니 자유롭게 기록하고 그 페이지만 달력에 체크해두면 된다는 것이 좋았다. 그냥 올해가 지나면 쌓이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정말 나의 기록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열흘이 넘게 불렛 저널을 사용해보고 있는데 그새 내게 편한, 나만의 방식이 생기기 시작했고 만족한다.
불렛저널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막막한 사람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