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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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와 유래를 찾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건 내게 꽤 즐거운 일이다.

특히 어원을 찾는 일은 뿌리가 뻗어나가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는게 너무 신기하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분야중 하나이다. 노마드 출판사의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 시리즈는 두번째 읽는데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예상외의 성과라면 생각치도 못했던 영어공부였고, 당황스럽게도 재밌었다.

일단 신화에서 유래한 단어들은 은유법과 환유법의 파티 같은 느낌을 주는데,

사실 우리의 삶에 굉장히 밀접하게 녹아있고 나는 꽤 많은 부분의 유래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어딘가의 지명, 컴플렉스나 신드롬에 얽힌 이야기들은 다시 읽으면서 어렸을 때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를 추억할 수 있어 너무 재밌었고, 어떤 인물의 역사를 알면 그 이름에서 파생된 여러 단어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신화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이걸 왜 이제야 알았나 싶었던건 3월, march에 대한 유래.

내 생일이 3월이다보니 march 라는 단어가 봄을 상징하는 단어같았고, 이미지가 따뜻한 봄날에 피어나는 꽃같이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추운 겨울을 피해 주로 봄에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에 로마 신화 전쟁의 신인 mars에서 시작한 단어라고 하니, 3월은 만물이 성장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파괴를 시작하는 시기였던 것이다. 한편으로 조금 충격..ㅎ

반면 성서에서 유래된 내용은 숙어의 비중이 꽤 많게 느껴졌고, 비유적인 표현이 많다보니 성서를 잘 몰라도 현 시대에 어떤 뜻으로 사용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유럽의 미술사를 떠올리게 되는 부분도 많아 그림과 인물, 표현의 연결로 인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라틴어나 그리스에서 어떤 영향을 받아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영어단어가 되었는지 연결하여 읽으니 쉽게 단어가 각인이 되는 느낌이었고, 노트에 적으며 외우지 않아도 영단어 마인드 맵이 되어 서로를 연결해주니 좀 더 익숙하게 습득이 되었다.

여러 의미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시간을 선사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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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운동능력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사이먼 레일보 지음, 김지원 옮김, 이정모 감수 / 이케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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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내 상상속에선 삽화가 많고 어떤 근육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발달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 아닐까했다. 내 예상은 대부분 적중했다. 내가 예상했던 범위보다 훨씬 다양한 범위, 넓은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보니 내 생각은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운동능력은 필연적으로 사냥, 생존, 번식에 포커스가 맞추어져있으며 그것을 중심으로 점점 더 진화한다.

책은 총 10장으로 나누어 위의 내용을 세밀하게 정리하는데 관찰, 다양한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의 중간중간 기괴해보이지만 흥미로운 실험들도 있지만  때로는 잔인한 실험들((도마뱀의 진화적 대응을 이해하기 위해 갈색아놀도마뱀들이 살고 있는 바하마의 섬에 육식성인 말린꼬리 도마뱀을 풀어두고 생존자를 검사하는 등..실제로 책에선 '양손을 문지르며 미친 듯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라며 포식자를 풀어놓는 모습을 묘사하는데 소름끼쳤다.))에 관련된 글을 읽으며 조금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모든 챕터가 재밌고 버릴 것은 당연히 없었으나 10장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5. 뜨겁고 차갑고> 였다. 이 부분에선 다른 여러가지 요소보다 다양한 온도에 대한 운동능력적 반응이 가장 중요한 요인중 하나라며 소개하는데 특히 아르카이옵테릭스라는 최초의 새와 공룡의 등장으로 인해 마치 쥬라기 공원에 입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새와 공룡 사이의 모습을 한 이 새는 흉골이 없어 날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에서 갑자기 외온성으로 파충류의 생리를 갖고 있었다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 흉근이 없어도 날 수 있다 - 라는 이야기의 흐름은  문과인 내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과정의 점프일 수 있었으나 생각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의견이 도출되는 과정을 세세히 적어두어 새로운 지식을 만난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3. 연인과 싸움꾼>, <4. 여자와 남자> 는생물학적인 고찰과 사랑과 전쟁같은 드라마가 적절히 섞여 다른 부분에 비해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었으며 <6. 모양과 형태>, <7. 한계와 제약>, <9. 선천성과 후천성> 이 세 부분은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운동능력의 궁금증에 대해 전문적이며 수학적으로 접근한 부분도 있어 어렵지만 재미있었다..ㅠㅠ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이고 기초 지식이 너무 없어 읽을때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훨씬 많은 대중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피를 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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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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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위화라는 작가를 알게된 건 대학로 연극열전에서 만난 허삼관 매혈기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는데 공연이 끝난 후  작가의 책이 궁금해졌고, 책을 읽으며 글에 반했었다. 그래서 뭔가 기묘한 제목의 이 책이 작가 위화의 책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나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운명에 놓인 듯 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작가가 본인이 좋아하는 다른 분야에 대해 쓴 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랑하는 것 처럼 고상한 취향을 전시하고 과시하며 자신의 세계에 갇혀 공감할 수 없는  글에 거북했던  몇번의 경험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 속을 들여다 본듯한 추천의 글과 머리말을 읽으면서 이번엔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철학적으로 느껴지는 시작.

질문과 고찰의 반복을 통해 작가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적인 언급을 하는 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도입부를 통해 작가가 갖고 있는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 때부터 이미 매료되어 시작하게 된 것 같다.

 보르헤스, 카프카, 포크너, 가르시아 마르케스, 후안룰포, 호손 등 익숙한 작가들과 낯선 작가들을 접하게 되었고 담담하고 담백한 문체 속에 숨어있는 흥분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작가가 이 작품들을 얼마나 깊이있게 읽었고, 작가들을 존경하는지, 또한 오랜만에 브람스와  메시앙 그리고 처음 접하는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들으며 그의 묘사에 동감하며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얘기했던 만만이라는 새에 대해 다시금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두마리 만만이 한몸이 되어야만 나란히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를 수 있는 전설 속의 새.

 작가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 글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할 뿐 과시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가 경험한 것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고 그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나 잘 만들어진 예고편을 보는 것 처럼 언급된 책과 작가,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해 궁금해지고 당장 읽고 듣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의견을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내용이 아닌데 그가 언급한 것들에서 매력을 느낀다는 것. 위화가 얼마나 뛰어난 작가인지 새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산문집을 읽고 오랜만에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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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나에게 - 고흐와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인생을 만나다
안경숙 지음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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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을 얼른 뒤로하고 가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을때 만난 책이다.

치열하게 달려왔던 2019년이었고, 다른 때보다 더욱 정신없는 여름에 기진맥진해진터라 좀 편하게 읽을 책이 필요했다. 상대적으로 에세이를 많이 접해보진 못한터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특히 고흐와 셰익스피어의 이름, 그리고 표지의 그림을 보며 왠지 모를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작가가 평소 좋아하던 문학과 그림, 음악에 대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에피소드, 그리고 영감을 받은 글들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림들이 (물론 내가 알던 그림도 있고, 처음보는 그림들도 있지만) 작가의 취향이 어떤 쪽에 가까운지 알 수 있었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동화나 설화를 보는 것 처럼 순간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그림들이 많아서 그것 또한 재밌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사람은 아직 소녀감성을 갖고, 순수함을 계속 간직해온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하며 그 감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더욱 명확해지는건 이건 작가가 억지로 붙들고 노력했다는 느낌보다는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감성이 독자인 내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다.

쉽게 읽히고 그림보는 재미도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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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 고양이 - 손끝으로 완성하는 안티 스트레스 북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8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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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의식중에 찾는 책들을 봐도 그렇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들을 보면 내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쓸데없는 생각들에 얽매인 채 부질없는 후회나 분노를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예전엔 몸을 움직였다면 이젠 그것도 귀찮고 쉬는 날엔 집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일정이 되어려 이불 속에 파묻힌채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엔 컬러링 북도 한참 했었는데 타고나길 미술을 내 손끝으로 탄생이건 완성이 불가능한 사람인지라 마음 편히 내려놓았다. 예쁘게 완성되지 않다보니 색을 고민하는 것도, 그렇게 고민해도 내 눈에 예쁘지 않으니 속상했고 이제는 한번씩 시간을 때우거나 흰 공간을 색으로 채우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것으로 바뀐지 꽤 되었다.


스티커 아트북은 일단 나의 미술감각이 필요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고민 할 필요가 전혀 없고 그냥 번호에 맞는 스티커를 그 칸에 맞게 붙이기만 하면 된다.

 

 

처음 받아봤을 땐 분리되는 줄 몰라 붙이는거 생각보다 불편하겠다 했는데, 역시 센스 있는 출판사였음.

안쪽은 스티커 떼다 구겨지면 어떻게하나 조심스러웠는데 자세히 보니 절취선이 있어 완전히 분리할 수 있어 편했다.

 

 

 

스티커를 붙이는 페이지 뒤엔 완성되었을 때의 모습과 함께 이 고양이가 어떤 종인지, 외모는 어떤 특징이 있고 성격이 어떠한지 설명해주기에 그냥 스티커만 붙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처음 완성한 봄베이 고양이. 설명을 읽고 다시보니 정말 귀여운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그림에 드러나는 듯 하다.

 

 

핀셋을 처음으로 사용해본 페이지다. 순서대로 붙인 것이 아니라 핀셋을 사용하기 적합해보이는 페이지로 골랐다.

일단 핀셋을 사용할 때 신경쓰였던 부분은 스티커가 구겨지거나 찢어질까봐 걱정됐는데, 생각보다 스티커가 튼튼했다. 그리고 확실히 손보다 정교한 작업이 가능했고, 익숙해지니 스티커를 뗄 때도, 큰 조각을 붙일 때도 핀셋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정교하게 열심을 다했는데,

 

 

날 이렇게 보는 녀석.

이게 집사의 심정인가 싶어 웃어버렸다. ㅎㅎ (물론 감히 비할바는 아니겠지만;;;ㅎㅎ)

도저히 키울만한 환경이 되지 않아 영상과 사진만 보는게 다였는데, 이 스티커북을 통해 고양이를 알아가는건 확실히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어찌보면 크게 생각할 것이 없어 단순노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오롯이 스티커 번호를 매칭하여 고양이를 완성해나가는 것, 여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다른 잡다한 생각들을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완성된 모습을 보면 꽤나 뿌듯하다.

때로는 뇌도 쉬어줘야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완전히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단순화 시키는 방법은 어떨까? 오랜만에 별 생각 없이 재밌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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