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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서양 식기의 세계 - 초보자가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가는 서양 식기의 모든 것!
카노 아미코.겐바 에미코 지음, 박서영.김경철 옮김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2월
평점 :
저는 좋아하는게 정말정말 많은 사람이에요.
그 중에 하나가 예쁜 그릇입니다.
유럽여행가면 벼룩시장에 가서 그릇을 진짜 많이봐요.
그런데 예쁘다고 마냥 모으기도 애매했어요.
특히 컵의 경우는 shape도 너무 다양하고
뭔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아까울 것 같아서
컵보다 접시나 커트러리를 주로 구매해왔거든요.
그러다 이 책을 보니 당장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크게 총 다섯장으로 나뉘어있어요.
1장 서양 식기의 기초지식
2장 서양 식기의 브랜드
3장 서양 식기와 미술 양식
4장 서양 식기와 역사
5장 서양 식기와 인물들
그리고 부록 서양 식기 사용법까지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단순하지 않아요.
저 카테고리 안에 정말 세세하게 나뉘어진 내용들이 빼곡하지만,
예쁜 그릇 사진들과 재미있는 내용 덕분에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갔어요.
예전에 우리나라 백자가 엄청나게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서양식기의 기초지식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인정을 받았는지 유추할 수 있었어요.
다만 이 책을 쓴 작가가 일본 사람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본인의 관점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역자 주' 를 통해 해소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ㅎㅎ
또한 책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 사용법 페이지가 따로 있습니다.
그냥 디자인이 예쁘게 꾸며진 책이 아니라,
페이지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정보를 전달하도록 공간이 계산되어있어요.
그릇의 로고와 백스템프부터 히스토리와 대표식기까지 놓치지 않고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거에요.
게다가 관련 인물과 때로는 인물 사이의 관계까지 쓰여있는데,
특히 독일 마이센의 피겨린은 앙숙이었던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당시 짖궂게 생각되는 행동으로 피겨린에 색이 입혀지고
그것이 현재의 피겨린이 다채로운 장식물이라고 인식되었다는 것이 재미있더라구요.
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그릇을 당시의 역사와 인물, 미술 양식과 함께 연결지어 소개한다는거에요.
저는 건축 관련 서적이나 미술사, 음악 모두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경을 함께 소개하는 것을 좋아해요.
당시 영향을 준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 공통으로 소개 되기 때문에
그 인물이 해당 분야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로 보고온 합스부르크 왕가와,
제가 최근에 관심있게 봤던 인물화의 주인공인 퐁파두르 부인이 나란히 소개되고 있었어요.
아마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그릇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도 예술의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카테고리 사이사이에 '더 깊이 보는 식기 X OO' 라는 내용으로
영화, 디자인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거나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등을 통해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도 재미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양식기 사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실전이에요. ㅎㅎ
어떤 식기를 어떻게 선택해야하는지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마음에 드는 것을 조금씩 모으는 것,
손에 들고 실제 실용적인 것을 찾는 것 등
저같은 초보가 예쁘다고 마구잡이로 구매해놓고
결국 불편해서 사용하지 못하고 장식으로 전락하지 않게
몇가지 주의사항과 수납과 관리까지 디테일하게 설명해줘요.
그리고 테이블 세팅 방법까지 나와있다보니
어느새 제 위시리스트가 정리되고 있더라구요. ㅎㅎ
(장바구니가 꽤나 두둑했었습니다;;)
저처럼 기본 바탕 없이 마냥 그릇을 좋아하기만 하셨던 분들은
하염없이 스크롤 내리면서 원하는 그릇이 나타나길 바라지 마세요.
저는 이 책을 읽고나니 검색어가 간결해지더라구요.
제가 주로 좋아하는 취향의 브랜드도 좀 더 명확해졌어요.
돈을 더 열심히 벌어야겠어요..ㅋㅋ
그릇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다른 시선에서 미술과 역사를 접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