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 당쟁사 -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선비들의 권력투쟁사로 다시 읽는 조선 역사
이덕일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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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읽고 싶고 궁금했던 책이다.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올바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억지로 알아야 해서 대충 훑고 외우기만 하던 역사가 아닌
정말 내가 알아가는 것이 즐겁고 알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한건 사실 몇년 되지 않는다.
기존에 내가 주로 읽어왔던 역사책들은 특정한 사건과 그 사건을 주도하는 대표인물 몇명 위주로 쓰여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떤 사건이 어떤 의도와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고 벌어졌는지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흐름이 기억이 되는데 그놈의 '당' 이 너무 헷갈리는것이다.
분명 동인과 서인이 있었는데 어느새 남인 북인에 대북, 노론, 소론 등등 뭐가뭔지 머리가 아프던 그때에 이 책을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무슨 당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인물들 위주로 이루어졌으며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싸움을 통해 흥망성쇄했는지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니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당쟁' 위주로 역사를 기록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더욱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역사를 그냥 시기로 줄줄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쟁으로 인한 사건으로 풀어나간다는 것이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되어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아무리 익숙하고 위대한 인물이어도 치적 자체를 내세우기 보다는 왜 주장했고 무엇이 이로우며 그것을 상대당은 왜 반대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서 재밌는건 예전에는 왜 저래? 무조건 나빠!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때로는 저들 입장에서는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구나, 다양한 시선이 있었기에 어떻게보면 위태롭긴 하더라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구나 싶었던 부분도 생겼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있구나 라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라가 망하는 순간은 매번 어찌나 비슷한지, 현재의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 신기하게도 이야기로 풀어낸 역사책들보다
더욱 극적이고 정치의 잔인함이 더 드러나는 것 같았다.
질질끄는 막장 드라마가 아닌 빠른 전개와 탄탄한 구성으로 손에 땀을 쥐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드라마에 비교하는게 불편한 사람이 있으려나?
그만큼 우리 역사가 드라마틱 했고 이 책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고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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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 최신 개정증보판
김정희 지음 / 혜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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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는 수학을 곧잘 하던 나였다.
내 성적의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하던 수학이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서 수학을 놓치게되었고 아주 빠른속도로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난 소위 말하는 수포자가 된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나는 그냥 재미로 읽던 추리소설에 좀 더 심취하게 되었으며
수학과 과학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깨달으며 자꾸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사실 과학은 조금 신비롭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게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수학은 뭐랄까...
공식을 외우는 것도, 아니 접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럽고 손대기 싫은 영역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소설가가 썼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밌는 발상이었다고나할까?
언젠가는 손대야하는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읽어보려고 용기를 냈다. (내게 수학관련 서적을 읽는 것은 용기가 필요할 정도였다.)
이 책은 읽으면서 내가 어쩔 수 없는 예체능계열이자 문과라는 사실을 깨닫게하면서도 수학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깨닫게만드는 묘한 책이었다.
(수학책을 읽으며 소설속의 등장인물 소개글에 시선을 빼앗기기도하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은 사랑과 죽음밖에 없다는 문장이 가슴에 콕 박히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수학에 재미를 붙이고 싶은 나같은 예체능계열 혹은 문과 수포자에게는 이 책을 한번은 꼭 읽어보라고 하고싶다.
수학적 증명이나 공식에 대해서만 딱딱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나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잘 섞어 설명하기 때문에 일단은 자연스럽게 수학에 대한 분위기(?)를 익히고  흥미를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아마추어 수학자가 되자' 에서는 쉽게 읽을만한 수학책들과 영화, 음악들을 추천해주기도 하기 때문에 읽기 전에 이 책에 기대했던 요건들은 넘치도록 충족되는 기분이랄까. 
또 가장 중요한 수학의 기초와 재밌게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작가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었다.
물론 다 읽고난 지금도 문제 풀이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싹튼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수학문제를 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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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기분 - 인생의 맛이 궁금할 때 가만히 삼켜보는
김인 지음 / 웨일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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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간단한 책 소개를 보고 정식 다도라던가 차의 종류, 향 등에 대한 사전? 같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평소에 커피보다 차를 더 많이 마시면서도 차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아닌 공부를 해보고 싶었던 생각으로 읽게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예상과는 좀 많이 달랐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의 일기나 sns같은 느낌이었다.
굉장히 분위기있으면서 차가 마시고 싶은 예쁜 사진들과 거기에 잘 어울리는 글들로 가득차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
감각적인 글과 사진때문에 오히려 내가 오해했다고 해야할까.
차에 대한 정보가 가득찬, 백과사전같은 책도 아니고, 다도의 정석을 적어놓은 책은 아니지만 차에대한 마음가짐이나 예(禮)에 대해서 딱딱하지 않게 조금이나마 편하게 읽고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차를 음미하는 시간,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상황에 따라 차를 더 깊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이렇게 해-! 라는 느낌보다는 본인의 경험에서 이럴 때 이런부분에 집중하니 이렇게 좋았다 - 라는 식으로 넌지시 말해주는 느낌이다.
여유가 있고 여운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말하는 '물기'에 젖어있었다.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글의 길이에 상관없이 눈으로는 사진을 보며, 머릿속으로는 글을 곱씹으며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머물러있는 시간이 꽤 길어질 때도 있었다.
작가의 차를 사랑하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느껴서일때도 있고,
공감되는 글을 떠나기 힘들어서일때도 있었다.
어쟀든 차의 향을 음미하며 가끔은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차와함께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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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만 말하는 책 - 핵심만 콕 짚어 강력하게 말하는 법
조엘 슈월츠버그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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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부쩍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원래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지?'
혹은 '어쩌다 이 이야기까지 하게된거지?' 이렇게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떤글을 읽게되거나 쓰게되더라도 미사여구로 잔뜩 꾸민 글보다는
하고 싶은 말이 명확하게 보이는 글이 더 좋은 글이라고 느껴진다.
그런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매우 설득력 있다! 라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요점만 말하는 방법을 아주 조리있고 경제적으로 설명해주며 책 자체로 보여주고있는데 더 이상의 증명이 뭐가 필요한가 싶었달까.
적절한 예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넣어 빠른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나는 특히 말할때보다 글을 쓸 때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생각보다 주위를 뱅뱅 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소재, 제목, 주제를 구분하지 못하여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되었다.
그동안 첫단추를 잘못끼운것이다.
책의 처음부터 정확하게 진단을 받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 순식간에 책에 몰입하게 된 것 같다.
또한 발표하는 법, 즉 말하는 법에 대해서도 코칭해주는데 이 부분에선 요점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난 발표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없어 그냥 넘어가게 될 줄 알았는데
편견으로 인해 사용하던 나쁜 습관과 잘못된 방법을 꽤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얼마나 요점을 흐리고 청중을 지루하게 만드는지도.
발표뿐만 아니라 토론과 회의가 필요한 자리에서도 나의 요점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순한 표지판이 아닌 동행하는 길잡이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면 내가 말하고자하는바가 잘 전달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발표하는 것이 어렵거나 "그래서 말하고 싶은 요점이 뭐야?" 라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에게 강력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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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음악의 글 6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 포노(PHONO)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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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은 단순히 위대한 인물의 전기, 위인전같은 종류의 책이 아니다.
그저 모차르트의 대단한 모습들을 찬양하거나 천재들의 엉뚱한 발상같은 것들을 매력으로 어필하는 그런 책이었다면 글쎄...?
지금 내가 느끼는 이만큼 매력적일 수 있었을까 싶다.

인간 모차르트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가 처했던 사회적 구조와 상황, 그리고 인간관계 등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궁정사회의 구조와 권력차이의 특성을 보여주고,
주위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며 자라왔으며 왜 그런 성향을 띌 수 밖에 없었는지,
또한 그의 타고난 기질이 어떠했으며 그것을 얻기위해 그가 어떻게 행동하거나 표출했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교육, 아내에게 갈구했던 애정 - 아니 사랑받고 싶고 확인받고 싶은 욕구,
그리고 본인에게 주어진 재능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까지..
내가 느끼기에 모차르트는 사회적 규범과 본능사이에서 충돌이 컸던 것은 아닐까싶다.


쉽게 읽어지는 책은 아니다. 속된말로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는 책은 아니라고 하는 편이 더 쉽겠다.
특히 이 책이 쓰는 단어와 문장, 어휘에 익숙해지지않았던 초반부분은 어려워서 몇번을 곱씹어 읽었어야했다.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이 실존 인물에 대해 '고찰' 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이니 마음에 준비를 해야한다.
그런나 이 책은 그 정도의 어려움이 헛되지않다는걸 느끼게 해준다.

드라마적인 요소보다는 그의 삶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느낄 수 있었고
'인간 모차르트' 에 대하여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모차르트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여담이지만
책을 다 읽고난 지금 흥미로운 부분이 생겼는데,
바로 살리에르가 단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모차르트의 생에 함께한 적이 전혀 없었던 인물처럼.
저자의 의도는 알 수 없으나 그가 살리에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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