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내사랑, 안녕
마시모 카를로토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소설은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끼며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내가 자주 접했던 작품들에선 주인공이 나쁜놈이더라도
사연이 있는 나쁜놈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특히 가족이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복수라던가,
'내가 저 입장이었더라도 저렇게 했을지도 몰라'
라는 등의 공감이 생기는 상황이 되면
범죄가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주인공의 계획이 무사히 끝나기를 바라기도 한다.
근데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그 어떤 공감이나 편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읽는 내내 찝찝하고 마음이 불편한 책이었다.

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자신이 원하는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힘든처지가 되었고
또한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살아가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나쁜 일을 하게 되고 그 방법으로 원하는 삶을 손에 넣기위해
끊임없이 계속 그 일을 하게 된다.

얼핏보면 여타 소설들과 큰 차이가 없어보일 수 있으나
내가 느낄 때 공감할 수 없는 이유가 뚜렷했다.
<착하게 살아보려 했는데 세상의 편견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유혹에 넘어가게 되고 그 실수가 발목을 붙잡는다>
이런 뻔한 내용이 아니다.
"죄책감" 이라고 해야할까? 이 책의 주인공은 그런 부분이 결핍된 것 같다.
그는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나쁜 곳을 선택하게 되고
그보다 더 큰 목표가 생기면 더 나쁜 방법으로 그 곳을 빠져나온다.

살인은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사람 목숨이 뭐 별건가.
그냥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엔딩을 보며 영화 '부당거래' 같은 불편함을 느꼈다.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함도 요즘같은 세상에선
인맥과 돈으로 보기좋은 그림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재미없거나 뭔가 허술하거나 하지 않다.
오히려 탄탄하고 진짜 있을것만 같은 이야긴데 그래서 더욱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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