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게 세상을 묻다 -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일기 외 옮김 / TENDEDERO(뗀데데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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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게 세상을 묻다(조지 버나드 쇼)

위트 있는 묘비명, 극작가라는 것(그러나 읽어본 것 없는)
정도 밖에 모르지만 모르는 것 보다 훨씬 유명한 분이죠.

...

쇼는 비평가이며 문학가, 특히는 희곡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지만 책과, 미술관, 박물관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합니다.
아마도 특유의 위트와 풍자는 이런 독학의 분위기에서 나온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책은 작가가 88세에 출판된 책입니다. 세계적으로 격량의
시대였던 19세가 말에서 20세기 초를 살았던 정치적이며 예술적인 비평가의 시선입니다.
정치제도, 교육, 의료, 법제도, 종교, 경제문제까지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위트넘치지만 예리하게 지적해 나갑니다.
놀라웠습니다.
88살쯤 되면 세상만사에 대해 초월한 듯 얘기할 것 같은데
여전히 날카로운 시선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멋있네요.

특히나 책의 앞부분의 토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입니다.
요즘 우리사회에세 문제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과도
맞닿아 문제입니다.
모든 이익은 토지주인에게 수렴하게되는 이상한 자본주의.
그이전에 토지의 사유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땅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고 어느날 누군가 그 땅을 누군가 소유하게 되면 그날부터 영구 소유권이 인정됩니다.
땅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그 가치는 모두 땅 주인이 사유하게 되죠.
쉬운 예로 전철이라든지 도로라든지 사회적 기반이 개선되면
그 주변의 땅값이 상승합니다.
SOC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지지만 토지 가치 상승에 대한 이익은 오롯이 땅 주인의 몫이 됩니다.
이책에서는 창작물에 저작권이 사후 몇년까지로 정해져 있는 것 처럼 토지 사유도 기한을 정하고 궁극적으로 땅은 국유화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이익이 지대로 수렴하는 것은 산업화를 겪은 거의 모든 나라의 고민이였고 풀지못한 숙제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혹독하게 겪고 있죠.

전 사실 토지의 사유는 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땅을 거쳐가는 생명체 일뿐입니다.
옛날 어느 시점에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가 살던 땅을 여전히 아들에 아들이
물려받아 소유하는 건 불합리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가 땅의 주인이 아니라 어쩌면 땅이 우리 주인인데 말입니다.

의료 특히나 예방접종에 대한 시각도 매우 재미있었고
동물실험에 대한 내용 특히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 대한 내용은
기술 자체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정당이 싸울때보다 합의 할때 더욱 위험하다는 말과 뇌물(팁)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에 강도높은 비판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은 매우 날카롭지만 무조건 해악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당시 비판받던 교육제도가 지금의 우리 현실이 되어 있는 것도
참 슬프죠.
쇼의 시각으로 본다면 지금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폐지되는 것이 맞는 것 같지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수학자나,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 계속 머리속을 맵돕니다.

이책을 통해 페이비언 사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이며 공산주의주의자라고 말한 "쇼"가 꿈꾸는 세상은 불로소득을 최소화하고 초과이익의 분배가 잘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삶을 훨씬 윤택해 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여가시간과 돈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여가시간과 돈이 있어야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노동외에는 배운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여가시간과 돈이 허락된다면 그들은 중독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들에게 예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 잘하는 효율성 높은 사람보다는 미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격하게 동의합니다.

페이비언 협회의 사상은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4차산업혁명이 말하는 미래사회와 20세기 초 사회주의자인 쇼가 말하는 이상적인 사회가 매우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은 자본주의를 만들어 냈지면 결국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사회로 가는 것일까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쇼는 무신론자지만 어떤 종교인보다 종교적인 삶을 살았던것 같기도 합니다.
프로테스탄트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본인 역시 채식주의자였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으며 검소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신의 뒤에 숨에 온갖 불의를 저질렸던 그 당시 종교인들보다 더 종교적인 생활을 한 듯합니다.

자기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좀더 선한 방향으로 사회라는 큰 배의 노를 함께 저어 가자고 말하는 노 비평가의 날카로움과 따뜻함과 유쾌함이 매우매우 부럽습니다.

어렵고 지루한 책이지만 생각나는 것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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