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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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헝가리 작가가 없는 걸로 볼 때 헝가리 작가의 책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책은 2차 대전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의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쟁의 구체적 상황과 나라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화자가 어린 아이들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소설적 이미지를 위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상상력을 확장하는 효과는 확실합니다.

3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결국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 쌍둥이의 이야기입니다.
우선 이책은 표지나 띠지에 대한 이야기는 안할 수가 없습니다.
표지에 저 빨간 박스는 정말 별로입니다.
특히 “Lucas + Claus = 나”부터 그 밑에 있는 내용들은 책내용의
김을 확~~ 빼는 카피입니다.
그리고 저 위에 슬라보예지젝 얘기 너무 뜬금없어요.
독자입장에서 딱 “그래서 뭐~~”입니다.
책 표지가 이렇게 아쉽긴 또 첨입니다. 책표지 정말 중요합니다.

그만큼 좋은 소설이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첫 번째 소설인 “비밀노트”는 헐~~ 대박입니다.
쌍둥이 소년들의 감정없는 이야기의 힘과 필력이 대단합니다.
이럴 때 원문으로 읽으면 어떨까하고 생각됩니다.
원문의 힘인지 번역의 힘인지 저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느낌상 원문의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쌍둥이 소년의 이야기지만 전쟁터에 버려진 두 고아 소년과
그들을 둘러싼 전쟁터어 버려진 가난한 시람들이 이야기가
감정이 배제되어 더욱 소름끼치게 무섭습니다.
언청이와 그 엄마의 이야기도 소름 돋지만 슬픔에 무뎌지 위해
스스로를 단련 시키는 모습은 정말 슬펐습니다.
특히나 엄마의 따뜻한 말들에 무뎌지기 위해 서로 엄마에게
들었던 사랑스러운 말들을 주고 받을 때... 참 애틋했습니다.
그래도 이 이소설을 백미는 마지막 장 “우리아빠”라는 소제목을
갖은 장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무심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어린 소년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상황들이 작가의 감정 개입없이
서술되는 것도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작가의 감정을 배제함으로써 독자의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많아 집니다.
무심하게 서술되어 있는 정직함이 상상 이상의 비참함과 참혹함을
그려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는 “타인의 증거”입니다.
남겨진 루카스의 이야기죠.
전편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한편의 소설로 휼륭합니다.
특별히 서점 주인 빅토르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 떼어 놓아도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타인의 증거”는 제목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계속해서 이야기를
쌓아나가는 중층적 구조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 루카스의 눈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들어 온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50년간의 고독” 정말 아숴워지는 부분입니다.
앞의 이야기를 너무 여지없이 정리해버린 느낌입니다.
작가는 왜 꼭 이렇게 이소설을 정리해야 했을까요?
많은 부분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냥 1편만으로, 아님 2편만으로 충분히 훌륭하고 독자로서의
여운도 상당한데 말입니다.
독자의 내밀하게 깊어지는 여운의 공간을 3편에서 확 막아버리는
느낌입니다. 아쉽고 아쉽네요.

1편인 “비밀노트”는 명작이라기 보다는 괴작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작가로써 이런 소설 한편 쓰면 되는 거다 싶기도 하구요.
한 작가에게 이런 소설을 계속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도 들구요.

책을 읽으면서 로맹가리의 “자기앞의 생”이 생각나기도 하고,
도리스 레싱의 “다섯번째 아이”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좋은 책 한권은 그 두께나 가격보다 훨씬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작가인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헝가리 작가이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주로 작품활동을 했답니다.
1935년에 출생하여 2011년에 세상을 떠났네요.
그리고 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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