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전집 1 - 시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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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김수영을 만났다.
월급받고 아이들 커가는 모습에 뿌듯하고 늘어나는 학원비에
한숨쉬며 그래도 하루하루 별탈없이 살면 그게 잘사는 거라
애써 위로했는데.. 머리가 깨졌다.

...

김수영과 헤어져야할 나이에 그를 만났다.
그가 느꼈을 맨살을 에이는 삶의 고통이 스멀스멀 내 실갗에
닿을 듯 하다. 이것은 고통이다.

고통스러운 삶의 맨 모습.
눈 뜨고 볼수 없는 그 모습을 고통스럽에 보고야 마는 그의
정신이 고통스럽다.

나의 나타와 안일과 무지와 대면하는 것.
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아버리는 것.
스스로 도는 팽이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
곧은 소리를 부르는 곧은 소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수많은 설움과 마주해 말라가는 거미처럼 살아가는 현실
부실한 처에게 폭력을 행사하고도 누군가 아는 사람이 본건 아닌지
아니 그것보다 잃어버린 종이우산에 마음이 쓰이는 사람으로 사는 현실
악에 대항하지 못하고 작은일에 바람보다 작은일에만 분노하는
현실에 비루함

단독성을 가진 자유로운 개인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할 줄이야.
어찌보면 우습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혼란스럽다.
어쩌면 혼란스러워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김수영이 떠난지 50년이 지났지만 정신적으로
사상적으로 우리는 김수영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수영을 넘어서는 누군가를 내가 사는 이땅에서 만나길...

먹고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In to the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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