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잎은 노래한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7
도리스 레싱 지음, 이태동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평점 :
1919년 생으로 아흔을 훌쩍 넘긴 현존하는 작가입니다. 거의 백년을 사신 분이네요.
인류의 격동기를 살아내신 분입니다.
이책은 작가의 처녀작으로 1950년에 출판된 책이네요.
도입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의 남아프리카의 사회상이 잘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책은 불평등 문제에 대한 통찰이 돋보입니다. 인종차별, 여성차별,
또 다른 하나의 시각은 차별받는 여성의 인종차별에 대한 내밀한 시선입니다.
주인공 메리 활달한 직장여성이지만 과거 부모들의 불화,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
아버지에 대한 어머니의 경멸 등으로 정서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30살 소녀적 여성입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입니다.
결혼에 대한 주위의 수군거림에 때문에 리처드라는 가난한 농부와 결혼된 메리.
그러나 그곳은 메리가 생각하던 농장은 아니였습니다.
어릴 적 겪었던 지독한 가난, 뜨거운 태양, 더러운 흑인들. 메리는 숨조차 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메리를 더욱 힘들게 했던 건 자신의 삶의 모습이 흑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였을 겁니다.
백인 여성으로써 경멸에 대상이었던 그들에게 말입니다.
연약한 백인여성, 힘세고 건장한 흑인남성 모세의 팽팽한 긴장감..
또 한 인물 리처드 입니다. 헛된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현실과 동떨어져 땅만을 사랑했던 남자입니다. 무력한 땅에 대한 사랑.. 무력한 열심.. 몽상이 되어버리는 꿈들..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책입니다. 60년이 흐른 지금 읽어도 너무나 생생 하네요.
좋은 소설을 덕목이지요..
남아프리카 오지의 허물어져 가는 농장, 허름한 오두막 양철 지붕에 내리쬐는 태양.. 머리가 뜨거워지는 느낌입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결국엔 무너져 내립니다. 메리도, 모세도, 리처드도..
무너지고야 마는 처연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