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향수 4 - 완결
호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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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우 작가님의 <당신의 향수>가 완결되었다. 전작 <아이들의 권선생님>부터 이번 이야기까지, 작가님은 최루성 드라마를 참 풀어내신다. 눈물샘 자극하는 이야기로 끌고 나가다가도 개그를 더하는 등 심각해지기 전에 멈추어서 마음이 무거워질 만큼 심각하게 빠지진 않는다.

이번의 3, 4권으로 완결까지의 이야기가 다 담겼다.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나이든 내 개와의 헤어짐을 앞둔 3권의 이야기를 쉽게 지나치지 못할 것이고, 개인적으로 이번 3, 4권의 눈물샘 버튼은 수아였다. 향수가게 손님 외에도 수아나 하영 등 주인공들 사연도 풀어나가는데, 수아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겨우 떠올린 언니의 기억이 상처가 되어 돌아왔을 때의 절망, 절망한 수아가 놀이터에서 만난 경선(경선의 사연도 마음이 아팠다. 이야기가 조금 더 길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짧아서 임팩트가 부족했던 게 아쉽다)에게 '굳이 기억을 잊을 필요 있겠느냐. 중요한 건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이다.'라고 받은 조언을 곱씹으며 언니를 회상하는 장면은 3, 4권 통틀어 가장 좋았다. 병원에서 피아노를 치며 언니와의 기억을 정리하는 장면도.

어린 시절의 아픔으로 비 오는 날을 싫어하게 된 하영이 동생 하임에게서 '오빠가 와줘서 비 오는 날이 좋다'고 말을 듣고 치유받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남에게 받은 상처를 남에게 주는 사랑이 약이 되어 아물게 해준다는 전개가, 이것이 완전한 극복이고 치유가 아닐까 싶었다.

이야기 속의 향기들을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제이의 땅콩버터 냄새는 그래도 쉽게 추측할 수 있는데, 수아나 선호의 향수는 어땠을까. 웹툰이나 책에서 향기가 나와서 이야기를 읽는 동안 이 냄새들을 맡을 수 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에피소드식이라 좀더 진행할 수 있었을 텐데 이야기가 금방 끝나 아쉬웠다. 드라마화하기 좋은 소재인데 언젠가 드라마로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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